저스트 캐피탈(Just Capital)이 21일(현지시각) 러셀 10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기후 약속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기업의 기후 공약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부 부문은 여전히 뒤처졌다.
저스트 캐피탈은 36개 업종에 걸친 기업의 기후 공약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기후 공약 4가지 항목을 그 강도를 기준으로 ▲배출량 감소 약속 ▲2050년까지 넷제로 ▲2도 시나리오에 대한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SBTi) ▲1.5도 시나리오에 대한 SBTi 순으로 분석했다. 저스트 캐피탈은 4개 항목 모두에서 목표치를 설정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했으나, 이러한 기후 공약의 대부분은 특정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와 내년 사이에 '2050 넷제로'를 약속하는 기업은 102개에서 238로, 두 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넷제로는 아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약속은 412개에서 489개로 증가했다. 2도 시나리오에 대한 SBTi 검증을 가진 기업은 25개에서 45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5도 시나리오에 대한 SBTi 검증을 받은 기업은 83개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넷제로 목표의 경우, 유틸리티 산업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61%의 기업이 목표를 설정해, 넷제로에 참여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부문이다. 두 번째로는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20개 기업(29%)이 목표를 설정했다.
한편 가장 야심찬 기후목표에 해당하는 1.5도 SBTi 공약의 경우, 83개 기업 중 9개가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전체 산업 내 1.5도 SBTi 검증 비율은 의류 및 액세서리 산업이 54%로 가장 높고, 다음은 30%의 퍼스널케어 산업이다.
늘어난 공약의 수, 그러나 탄소 고배출 산업의 적극성은 부족
저스트 캐피탈의 CEO인 마틴 휘태커는 “이 연구 결과는 상당한 진전을 보여지만, 이러한 약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넷제로 목표와 SBTi 공약의 증가를 목격했지만 이러한 공약이 현재 조치가 필요한 오염도가 높은 산업에 집중된 것은 아니다”며 꼬집었다.
저스트 캐피탈이 분석한 36개 산업 중 24개 산업이 1.5도 SBTi 공약을 갖추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의류 및 악세서리, 부동산, 제약 및 생명공학 등 배출량이 적은 산업의 기업들이 1.5도 SBTi의 의무를 다한 반면, 유틸리티, 석유 및 가스 같은 고배출 산업은 거의 적극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산업 3가지(유틸리티, 석유 및 가스, 기초 자재 산업) 중 유틸리티 산업의 1개 기업만이 공약을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2개 산업에서는 공약을 갖춘 기업이 없었다.
저스트 캐피탈은 "배출량이 많은 3개 업종이 높은 탄소 집약도에도 불구하고 야심 찬 기후 목표가 산업 전반에 걸쳐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틸리티 산업의 경우, 저스트 캐피탈의 환경 지표에 대한 기업 공개 분석에서 평균적으로 다른 산업보다 많은 데이터를 공개했다. 저스트 캐피탈은 "유틸리티 산업이 전체 넷제로 공약 수에서 업계 선두 주자일 수 있지만, 기업이 설정한 기후 약속의 범위와 산업의 배출량 수준을 고려할 때, 이 그룹은 업계에서 뒤처져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저스트 캐피탈은 ▲중간 목표의 공개 ▲기준 연도 및 기준 배출량 공개 ▲배출량 감축 퍼센트 ▲배출량 이력 공개 등을 포함한 공약의 세부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분석을 확대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2022년 순위의 상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각 기업이 약 6개의 추가 공시를 시행했다. 앞서 말한 4개 부문 모두에서 대부분의 공약은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넷제로 약속은 2030년과 2050년 사이에 분산되어 있었다. 기업들의 넷 제로 목표연도의 평균은 2034년이다.
넷제로 약속을 한 상위 100대 기업 41개 중 중간 목표를 가진 기업은 26개다. 또한 2050년 넷 제로를 목표로 한 기업은 모두 중간 목표가 설정돼 있다. 넷제로 목표는 일반적으로 1년을 기준으로 삼기에 기업들은 지구온난화를 어느 정도로 줄이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마틴 휘태커 대표는 "이로 인해 기업들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마지막까지 미루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2050년을 넷제로 목표로 설정한 모든 기업은 중간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것은 이해관계자가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진척이 없는 경우 변화를 추진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스트 캐피탈은 "이러한 중간목표 설정으로 통해 세분화가 이뤄지고, 화려한 넷제로 용어를 넘어 실제로 약속의 효과를 평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