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표 모바일 플랫폼 기업 고젝(Gojek)이 지난해 첫 ESG보고서를 발표했다/고젝
인도네시아 대표 모바일 플랫폼 기업 고젝(Gojek)이 지난해 첫 ESG보고서를 발표했다/고젝

전 세계적인 ESG 바람은 남아시아에서도 불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206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적으로 탄소세,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이같은 흐름에 반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 기업인 고젝(Gojek)이 첫 ESG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그 반증이다. 동남아시아 인터넷 기업 최초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가이드라인과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 SASB(Sustainability Accouting Standards Board)에 따라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0년 설립된 고젝은 인도네시아 최초 유니콘 기업으로 인도네시아의 '우버'로 불리며, 기업가치만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가 넘는다. 오토바이 운송 서비스에서 시작해 음식 배달, 식료품 및 서비스, 물류와 의약품 배달, 모바일 결제 플랫폼 '고페이'까지 20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에서 기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에서 시작됐다. 오프라인 결제 핀테크 기업 까르뚜꾸(Kartuku), 온라인 결제 플랫폼 밋뜨란스(Midtrans) 그리고 지역사회 기반 금융 플랫폼인 마빤(Mapan)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 최대의 종합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 고젝 앱 다운로드 수는 1억9000만, 월별 이용자수는 5900만명이며, 이 중 80%가 인도네시아 이용자다. 고젝은 현재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내 고젝의 차량공유 플랫폼 사업은 200만명의 운전기사를 고객과 연결하고 있으며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탄소배출 성과 공개, 전년 대비 20만 톤 탄소 감축

고젝은 2021년 104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으며, 전년 대비 약 2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했다. 전체 탄소 발자국 중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 및 서비스로 인한 스코프 3이 95% 가량을 차지했다.

고젝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네시아 환경에 적합한 ESG 조사를 진행했으며, 2020년부터 다양한 환경 사업을 준비 중에 있음을 밝혔다. 2020년부터 50대 이상의 전기 차량을 운행했으며, 500대의 전기 차량을 공급하고 남부 자카르타 지역에 14개의 배터리 교체 시설을 7곳에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나아가 음식 배달 사업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축하고자 쓰레기 발생에 대한 인식 변화 교육, 친환경 포장용기로의 전환, 플라스틱 회수 정책 등을 통해 일회용 포장 폐기물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4000명 이상의 상인들이 고젝의 캠페인과 정책에 참여했으며, 전체 식료품 배달 이용 고객 중 97%가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에 대한 사용을 거부했다. 이를 통해 고젝은 6.3톤의 플라스틱 병을 회수했으며 13톤의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을 막는데 성공했다. 

 

고객 기부금 통한 B2C 탄소 상쇄 사례

고젝은 인도네시아 대표 모바일 플랫폼 기업으로서, 녹색 소비와 환경 캠페인을 통해 플랫폼 영역을 더욱 확장했다. 지난 해 고젝은 차량공유 플랫폼인 고카(GoCar)와 고라이드(GoRide) 이용 고객들이 서비스 예약금의 일부를 나무심기활동에 기부하는 환경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을 보존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9% 감축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와 유사하게 환경 비영리단체 제작인(Jejak)과 파트너 계약을 맺어 '고 그리너(Go Greener)' 앱을 출시했다. 고젝 사용자들은 운송, 가전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매일 측정하고 탄소발자국을 상쇄하기 위해 심어야 할 나무의 수를 확인할 수 있다. 고객 기부금으로 나무를 심는 활동이다. 고젝의 첫 번째 친환경 서비스이자 고객과 함께 하는 B2C 탄소 상쇄 사례다.

고젝의 고 그리너 앱/고젝
고젝의 고 그리너 앱/고젝

 

이 외에도 지역 환경보존 단체인 링덩기후탄(LindungiHutan)과 협력을 체결해 사용자들이 심은 나무들의 성장 과정과 잎 사진을 모니터링 대쉬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카르트 등 주요 3곳에 3000개의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 데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고젝은 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고객들과 일대일 매칭 기부로 나무를 한 그루 더 심었으며, 지난해 기부금과 고객 참여 등을 통해 모인 기금으로 7000그루 이상의 맹그로브 나무를 심었다.  

 

인도네시아 탄소 배출 40% 차지하는 운송 부문, 

전기차 전환ㆍ바이오연료 의무화로 탄소 중립에 기여

2021년 9월 2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를 통해 ‘넷제로 탄소중립 2060 보고서(An Energy Sector Roadmap to Net Zero Emissions in Indonesia)’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장기 탄소 중립, 2050년까지 넷제로 정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29%이상 감축하겠다는 정책과 ‘저탄소 기후회복 장기전략 2050’ 등 환경 보호와 경제개발을 동시에 실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송 부문 탄소중립에도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종 에너지 소비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40%는 수송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주민 10명 중 3.25명이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어 향후 경제 발전에 따라 여객 수송은 2030년까지 7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액체 바이오 연료 생산 1위 국가로, 바이오 디젤 혼합 연료 비율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향후 바이오 디젤 혼합 연료를 의무화하고,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2060년까지 전체 차량의 90%를 전기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정책을 통해 석유 이용률 93%에서 2060년에는 5% 미만으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 추정했다. 자가용을 전기차로 전환하면 2060년 인도네시아의 연료 효율성도 현재 대비 76%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팩트온 청년기자단 김요중

김요중 청년기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기업들의 ESG 동향, 그 중에서도 S영역에 해당하는 HR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다양한 기업의 ESG경영 활동을 소개해 ESG에 관한 폭넓은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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