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난해 기후 변화에 반하는 광고 안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어겨

사진은 CCDH의 보고서 표지
사진은 CCDH의 보고서 표지

구글이 기후 관련 허위 정보를 강요하는 검색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약속한 지 거의 1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에코 비즈니스(Eco-Business)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허위 정보를 온라인으로 연구하는 미국 비영리 단체 CCDH(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연구원들은 지난 2년 동안 6만1000개의 기후 관련 쿼리(Quarry; 검색 시스템에서 질문을 수행하기 위한 기계어 명령)를 대상으로, 주요 화석연료 회사가 지불한 구글 미국 사이트의 검색 광고 3만2000개를 조사했다. 여기서 화석연료 회사는 에너지헌장조약(ECT)에 가입한 회사들을 가리킨다.

구글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에 대항하는 광고를 위해 돈을 받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회사들에게 디지털 자산을 파는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났다.

CCDH는 그린워싱을 위해 구글에 광고하는 회사들은 '넷제로'와 '친환경'과 같은 용어를 검색하는 사용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구글의 1면에 광고를 구매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배출 및 오염에 대한 회사의 해악을 숨기는 광고로 채운다는 것을 발견했다.

CCDH의 설립자인 임란 아흐메드(Imran Ahmed)는 구글이 '기후 부정 산업'에 연루되었다고 말했다. 아흐메드는 "구글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 의해 정보를 찾기 위한 주요 렌즈(Lens)로 사용된다. 만약, 당신이 검색 결과의 맨 위에 있을 권리를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람들이 세상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렌즈를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응해, 구글의 대변인 마이클 아시만(Michael Aciman)은 기후 허위 정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전했다.

아시만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우리는 기후 변화의 존재와 원인에 대한 허위 주장을 홍보하는 광고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새로운 업계 선도 정책을 시작했다"며, "정책 토론이나 녹색 이니셔티브에 대한 논의에서 완전한 기후 변화 부정을 촉진하는 데까지 선을 넘는 콘텐츠를 발견할 때 우리는 그러한 광고를 제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글은 얼마나 많은 광고를 제거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 광고에 돈을 많이 쓰는 5대 석유회사들./보고서
구글 광고에 돈을 많이 쓰는 5대 석유회사들./보고서

CCDH의 연구는 세계 최대 석유 및 가스 회사인 BP, 엑손모빌, 셰브론, 셸, 아람코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들은 모두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화석연료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분기 수익을 올리고 있다.

CCDH 보고서는 지난 2년 동안 이 석유와 가스 회사들이 구글 검색 광고를 거의 2400만달러(약 341억원) 구매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 작성자들은 그린워싱으로 간주되는 광고는 5800만 번 이상 조회되었다고 전했다.

2022년 BBC의 조사 결과, BP와 석유회사들은 유전에서 폭발함으로써 방출되는 메탄의 양을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대 석유회사인 셸은 '넷제로 회사'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광고에 18만1000달러(약 2억원)를 썼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 조사는 2020년부터 셸 직원들에게 넷제로 배출이 '셸의 목표'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집단적 야망'이라는 셸의 내부 문서를 발굴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배출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회사 아람코(Aramco)는 스스로를 '우리 산업에서 가장 낮은 탄소배출국 중 하나'라고 부르는 구글 광고를 끄집어 냈다.

 

"넷제로 회사 검색했는데 석유회사 그린워싱 광고가 나와서는 안돼"

보고서는 "'넷제로 회사'와 같은 용어로 검색하는 사람이 넷제로 회사 대신에 거대 석유회사가 하는 그린워싱 광고를 받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아시만 대변인은 연구원들이 플래그(flag)를 붙인 광고들 중 어느 것도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특정 진술에 적용되는 회사의 정책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시만 대변인은 또, "기후 변화가 사기극"이라며, "지구의 기후가 온난화하지 않고 있거나, 기후 변화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합의가 없는 것은 물론 탄소배출이나 인간 활동이 기후 변화나 지구온난화에 기여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 주장을 사실로 진술하는 내용과 그 주장을 보도하거나 논의하는 내용을 구분해 주장이 나오는 맥락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CCDH 연구에 대해, 셸의 대변인은 2050년까지 넷제로 사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셸의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저탄소에너지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셸이 판매하는 에너지 조합을 바꾸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켜야 한다"고 성명서에서 말했다.

CCDH의 보고서에 언급된 다른 석유회사들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구글, 전 세계 온라인 검색 시장의 80% 이상 차지

독립 데이터 플랫폼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며 온라인 검색을 지배하고 있다.

구글 광고 제품은 광고주들이 회사에 돈을 지불하고,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 결과 상단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한다. 스폰서를 하면 결과는 광고로 표시되지만, 구글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료 검색 결과를 유기적인 검색 결과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면서 그 구분을 흐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스턴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연구 센터를 이끄는 미쉘 아마이즌(Michelle Amazeen) 교수는 "사람들은 종종 광고 내용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마이즌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글을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보는 반면 결과의 첫 페이지 이상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이러한 종류의 광고가 특히 영향력이 있다고 했다.

또, 영국의 미디어 규제 기관인 오프컴(Ofcom)이 2022년 3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젊은이들은 구글 검색 결과가 광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60% 이상이 유료 광고를 유기 검색 결과와 구별할 수 없었다고 나타났다.

녹색 그룹 프렌즈 오브 더 어스(Friends of the Earth)의 기후 허위 정보 연합 공동 의장인 마이클 쿠(Michael Khoo)는 회사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좋은 정보를 찾는 일반 사람들을 허위 정보의 구멍으로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CCDH의 연구는 2021년 제26차 유엔(UN)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 기후 회담을 앞두고 구글이 '기후 변화의 존재와 원인에 대한 잘 확립된 과학적 합의와 모순되는' 콘텐츠로 더 이상 돈을 벌지 않겠다고 한 자사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 이후로, 많은 연구들은 구글이 여전히 그러한 콘텐츠를 호스팅하는 웹페이지에 광고를 게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후변화 부정 사이트의 광고 주요 제공자가 구글임을 보여주는 보고서 표지
기후변화 부정 사이트의 광고 주요 제공자가 구글임을 보여주는 보고서 표지

지난달, 허위 정보에 반대하는 기후 행동 연합은 구글이 여전히 기후 변화 부정 사이트의 디스플레이 광고의 주요 제공자임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CCDH 보고서는 구글에 기후 변화 정보를 '왜곡'하는 광고의 실행을 중단하고, 연구자들이 플랫폼을 더 쉽게 감시할 수 있게 광고 라이브러리를 게시할 것을 요구했다. CCDH의 아흐메드 CEO는 "구글은 지금 자신에 대한 신뢰를, 돈을 지불하는 누구에게나 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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