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발전 비중 압도적, 편중에 따른 대비도 필요해
지난 4일(현지시각) 새벽 4시쯤, 영국의 전력망은 ‘무탄소 발전’ 비중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풍력, 수소, 원자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원으로 생산한 전력이 전체의 87.6%를 차지한 것이다. 그 중 영국 전력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풍력 발전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다국적 전력·가스 유틸리티 기업인 내셔널 그리드 ESO에서 발표한 전력 시스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새벽에 영국 전력의 87.6%는 풍력, 원자력, 수력 등 무탄소 자원으로 생산한 것이었다.
최근 영국에서는 풍력터빈을 통한 전력 생산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풍력 발전이 가진 위험도 지적했다. 바람이 적게 부는 시기에 전력망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는 탓이다. 이는 화력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영국에선 생산된 전력의 약 67%는 풍력에서 비롯됐고, 원자력이 19%, 화력이 9.5%로 뒤를 이었다.
바람 많은 기후, 풍력 발전에 적극 활용
영국의 풍력 발전량 최고 기록은 지난해 세 번 경신됐다. 지난달 30일 영국은 풍력 발전에서 약 21기가와트(GW)의 출력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내셔널 그리드 ESO는 지난 3일 트위터에 "바람이 많은 날씨와 함께 낮은 전기 사용량으로 신기록이 세워졌다"고 알렸다.
지난 30일 영국에서 풍력 발전이 최고 기록을 경신한 데에는 날씨 덕이 컸다고 지속가능성 매체인 에디(edie)는 분석했다. 당시 영국 전역에선 바람이 많이 불어 평균 풍속은 시속 13.9마일(약 22km)에 달했다. 이는 보퍼트 풍력 등급표 기준 3단계인 '산들바람(gentle breeze)'에 속한다.
한편 탄소강도(carbon intensity)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지난 2021년 4월로, 무석탄 발전이 가장 낮은 시기는 지난 2020년 6월로 나타났다.
영국, 이제 '100%' 향해 전진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4월에 에너지 안보 전략을 발표해 오는 2030년까지 영국 내 전력 에너지 믹스의 95%를 저탄소와 무탄소 자원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목표로 제시했다. 오는 2035년까지는 모든 화석연료 기반 발전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안보 전략에 따라 영국의 석탄 발전소는 오는 2024년 10월 초에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독일의 에너지기업인 유니퍼(Uniper)가 영국에서 운영해온 랫클리프 온 소어(Ratcliffe-on-Soar) 발전소는 오는 2024년 9월에 최종 폐쇄할 계획이다.
폐쇄한 이후 화력 발전소는 2035년까지 탄소 포집 기술에 투자하게 된다. 투자 분야는 에너지 저장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와 핵 관련 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힐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에너지 기업이 인프라 개선에 필요한 변화를 적절히 계획하고 수행하는지 점검한다.
한편 영국의 신재생에너지 무역협회인 리뉴어블유케이(Renewable UK)에선 ▲계획의 간소화 ▲차등 경매 계약 개선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분야의 인력 수급 측면에서 현재 에너지 전략에 결함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영국의 전력 계획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G7 국가들은 독일에 모여 영국의 노선을 따르기로 합의하고, 오는 2035년까지 저탄소 전력망을 구축하기로 공동으로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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