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침체가 변수, 데이터 체계와 규제 및 지원책도 개선해야

아세안 에너지센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ASEAN Centre for Energy
아세안 에너지센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ASEAN Centre for Energy

전 세계에 닥친 불황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아시아 신흥국들은 태양광 산업을 국가 경제 부양에 활용하는 방안에 주목해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고 에코-비즈니스는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선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침체로 전 세계 3분의 1 국가가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IMF의 전망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간 전 세계 경제가 무너진 시기부터 이어졌다고 에코-비즈니스는 밝혔다. 전 세계에선 지난 2020년 이후에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글로벌 경제의 영향이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늘리는 데에 필요한 투자가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의 신재생에너지 용량, 최근 몇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

미국의 자문 기업인 유라시아(Eurasia) 그룹의 에너지·기후 부문 책임자인 헤닝 글로이스타인(Henning Gloystein)은 "정책입안자들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지역사회에 옥상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등 소규모 프로젝트를 도입할 수 있다"고 에코-비즈니스를 통해 밝혔다.

글로이스타인은 “소규모 프로젝트에는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며 “지역사회와 소규모 전력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전력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은 지역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주도할만한 위치에 있다고 에코-비즈니스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태양전지의 70%를 생산했다. 또한 10대 태양전지 제조업체 가운데 7개가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에 있다.

지난 2020년 태양광 부품 생산량의 비중. 중국이 70%에 육박하고,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Statista
지난 2020년 태양광 부품 생산량의 비중. 중국이 70%에 육박하고,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Statist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아시아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용량이 지난 2011년 약 75기가와트(GW)에서 지난해에는 870GW를 돌파해 몇 년간 10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부터 전 세계의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들이 지연됐는데, 중국의 옥상 태양광 설비 수요는 오히려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위협받자 유럽의 기업에서 옥상 태양광 패널을 앞다퉈 설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산업 관련 분석 기업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이미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절반 이상이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는 별도의 토지가 필요하며, 많은 자금이 필요한 단점이 소규모 프로젝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프로젝트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건물주가 독점적으로 사용하거나, 전력망에 판매할 수도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앞으로도 기후 관련 정책이 마련되는 동시에 화석연료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에코-비즈니스는 밝혔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도네시아나 필리핀과 같은 군도 국가에선 최근 태양광 전지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섬에 있는 지역사회에 소규모 태양 설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세안 에너지센터(ASEAN Centre for Energy)의 분석가인 무하마드 시딕(Muhammad Shidiq)은 밝혔다.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정책 개선과 부품 조달이 핵심

한편 소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의 성공에 앞서 지역별 건물 규제나 전력망과의 상호 연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신재생에너지 로드맵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니콜라스 바그너(Nicholas Wagner)는 “소규모 프로젝트의 계량 방식과 신용 시스템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한 국가라도 지역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그너는 “옥상 태양광 프로젝트는 크게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정책적 규제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에너지센터의 시딕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데이터 도구가 개선돼야 태양광 프로젝트 관련 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지난 몇 년간 옥상 태양광 패널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상당한 양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태양광이 화창한 날에 전력 과부하로 문제를 겪고 있다. 베트남의 국영 전력기업인 베트남 전기(Vietnam Electricity)는 강력한 시장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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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이 태양광 설비 제조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도 걸림돌이라고 에코-비즈니스는 분석했다. 현재 고품질 실리콘이나 태양전지 등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품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데, 중국 제조업이 침체를 겪으면 아시아 지역의 태양광 패널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총재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미 CBS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의 제조업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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