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유럽연합은 녹색산업의 정부 지원, 즉 기업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유럽 주권기금(European Sovereigny Fund)' 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7일(현지시각)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특별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을 동시 비판했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3690억달러(약 458조원)를 투자할 예정인 것과 관련,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EU는 청정에너지 산업에 약 1조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기후 중립으로 가는 길을 가속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불공정한 환경에 대해, 위원장은 "대서양 전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동 표준을 설정해 IRA로부터 공동으로 이익을 얻을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집행위원장은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한 경쟁은 공평한 경쟁의 장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중국은 값싼 에너지, 낮은 인건비, 느슨한 규제 환경을 약속하며 유럽 등지의 에너지 집약적인 기업이 생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배치하도록 공개적으로 장려했다. 중국은 자국 산업에 대해서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EU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은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7월 본격 시행되는 EU의 역외보조금 규정을 언급하며 맞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은 해외 기업들이 EU 내에서 인수합병 M&A를 진행하거나 공공입찰에 참여할 경우 자체 조사를 통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하겠단 뜻이다. 이는 상품수입 뿐만 아니라 각종 사업·투자, M&A 및 공공조달 등 EU 내의 모든 경제부문을 포괄하데다, 법안 시행 이전 최대 5년 전까지 소급 적용될 수 있는 등 적용 범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어 우리 기업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내용이다.
미 IRA의 보조금이 대부분 북미산 제품에 가기 때문에 EU기업이 불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에 대항하기 위해 EU도 자금 조달 도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스웨덴 북부 키루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U의 기존 8000억유로(약 1072조원)의 회복 기금 중 37%가 기후변화 관련 투자에 배정된 것에 주목하며 새로운 EU 공동 부채 발행을 촉구했다.
EU 국가들은 미국의 보조금 중 약 2000억유로(약 268조원)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국내 생산 콘텐츠 조항에 묶여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관계자들의 최고 희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미 부여된 것과 같은 선에서 면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이 단일 시장을 보존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고 야심찬 자금 조달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유럽의 적절한 대응을 위해서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기적으로 자금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위원회가 유럽연합의 클린테크 부문이 미국의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것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금 투자 결정이 내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위원장은 말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 위기의 경제적 여파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EU 공동 차입을 요구했지만 독일,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다른 해결책을 선호한다.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EU가 공동으로 빌린 회수자금의 상당 부분이 아직 쓰이지 않았고, 약 2000억 유로(약 268조원)는 청구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총리는 새로운 공동 차입을 고려하기 전에 이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숄츠 총리가 소속된 사회민주당은 12일(현지시각) 새로운 EU 공동 차입이 "건설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 미 바이든 대통령, “유럽 국가들 고려해 IRA 조정할 수 있다” 발언
- EU, 미국 IRA에 민감… 유럽 기업에 대한 면제 원해
- EU, 유럽은행들에 핵심 원자재 지원 강화 압력
- 프랑스-독일, 청정수소 연간 200만톤 공급하겠다
- 다보스포럼에서 주목 받은 5가지 아젠다
- IRA, 녹색투자 지도 재편…ESG자산운용사는 어디에 투자할까
- EU 그린딜 산업계획 발표...IRA 대응 위한 로드맵
- 재생에너지 왕좌 지킨 아마존…11개국에 신규 프로젝트 133개 추가
- 미 재무부, 공정한 전환 위해 5조원 세금공제…20% 추가 공제 포함
- 골드만삭스, 초기 IRA 예산보다 세 배 많은 1552조원 들 것으로 예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