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문제로 미국에서 UFLPA를 도입하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CBP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문제로 미국에서 UFLPA를 도입하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CBP

중국 신장 지역의 태양광 공급망 문제에서 기후 행동과 인권 문제가 맞물리면서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그린비즈가 지난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장 지역의 해묵은 갈등이 해결 기미는커녕 더욱 커져가는 형국이다. 

지난해 6월 21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A)’을 도입해 신장 지역의 물품 수입을 중단했다. 신장 지역의 노동자들을 억압해 태양광 부품 생산에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연말엔 수억달러어치의 중국산 태양광 부품 통관이 보류된 채 미국 항구에 쌓여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까지 나온 바 있다.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Xi Jinping)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 내 인권 유린 등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기후 관련 대화 채널은 재개한 바 있다. 하지만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계기로 미국은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 설치를 가속화하고, 이에 대항해 중국은 태양광 웨이퍼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등 양국 간 줄다리기는 강해지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에서도 신장 지역의 물품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태양광 업계에선 신장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급망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그린비즈는 밝혔다. 

신장 지역의 태양광 기업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위구르(Uyghur), 카자흐(Kazakh) 등 소수 민족 공동체에서 노동자를 징집해 착취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태양광 부품 공장에선 석탄을 사용해 전기와 산업 열을 수급해 탄소 배출도 많다고 그린비즈는 보도했다. 

유엔(UN)에서도 지난 8월부터 신장 지역의 인권 침해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태양광 산업과 신장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그린비즈는 전망했다. 

 

신장 지역 기업, 석탄 발전 전력에 강제 노동까지

신장 지역은 태양광뿐 아니라 다른 기후 관련 문제와도 관련이 높다고 그린비즈는 밝혔다. 신장 지역은 리튬 채굴이나 전기차(EV) 배터리 생산 등 다른 재생에너지 기술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린비즈는 신장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전 세계의 기후 행동을 방해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보리협흠./ GCL--Poly Energy Holdings
전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보리협흠./ GCL--Poly Energy Holdings

전 세계 최대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보리협흠(GCL-Poly Energy Holdings)은 신장 지역에 위치한 대표적인 태양광 기업 중 하나다. 보리협흠의 폴리실리콘 공장은 환경과 노동자의 권리를 희생해 저렴한 상품 생산을 우선시하는 ‘교과서’와 같다고 그린비즈는 보도했다. 보리협흠의 공장 인근에는 5개의 660메가와트(MW)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있다. 

보리협흠의 신장 공장에선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연간 최대 4만미터톤(M/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다고 그린비즈는 분석했다. 중국 전체 폴리실리콘 생산력의 약 8.8%에 이르는 수준이다. 신장 지역의 폴리실리콘 생산 용량은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약 42%를 차지한다. 

사회적으로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태양광 업계에선 신장의 물품을 피하고자 ‘공급망 추적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린비즈는 추적 프로그램이 비효율적이고 피상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 관련 정보를 통제하는 데다, 신장의 기업부터 협력업체에 이르는 태양광 공급망을 전부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조치 미약해…'인권 침해 불관용' 규범 예외없어야

그린비즈는 태양광 공급망 내 부조리의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는 코발트, 다이아몬드, 팜유 등 강제 노동 물품을 용인하지 않는 국제 규범을 따랐고, 태양광 제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태양광 공급망 내 문제로 인해 전체 태양광 산업이나 중국을 비난하기보다 ‘강제노동과 환경적 불의가 발생하는 모든 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중국에 집중된 태양광 부품 공급망을 여러 국가로 분산하면 이번 신장의 강제노동 문제처럼 예측할 수 없는 혼란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신장 지역의 문제로 오히려 사회적·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태양광 부품 생산 방안에도 관심이 늘면서 새로운 기술 혁신도 촉진될 것으로 그린비즈는 전망했다. 태양광 공급망이 개편되면 실질적인 이익도 있지만, 그린비즈는 공급망 개편의 핵심은 윤리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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