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든 행정부가 발전소의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 환경보호청(EPA)이 빠르면 이번 주에 신규 및 기존 천연가스 발전소에 탄소포집 기술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할 것이라고 로이터와 폴리티코가 23일(현지시각) 밝혔다.
현재 미국 발전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청정공기법(Clean Air Act) 법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정 에너지 규칙을 대체하는 법안으로,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탄소 중립 정책의 일환이다.
미 환경보호청은 최근 2032년까지 승용차 판매의 3분의 2 가량을 전기차 혹은 제로탄소 차량 운행을 하도록 하는 강력한 배출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1년 넘게 걸려서 이번 규칙은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미국의 발전소들은 CCS 기술을 사용해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아니면 무배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폴리티코에 의하면, 미 환경보호청은 4월 중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고 2024년 봄에 최종 규칙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신설 가스 발전소에 배출 부담을 주어서 재생 에너지 발전소와 평준화
미 환경단체인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의 펜실베이니아 지부장인 토마스 슈스터(Thomas Schuster)는 "새로운 규칙은 신규 가스 발전소과 신규 재생 에너지 발전시설 사이 경쟁의 장을 평준화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새로운 천연가스 발전소는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지만, 앞으로 CCS 시설을 위한 비용이 발생할 경우 태양광 및 풍력 발전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미 환경보호청이 이러한 규칙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논란은 있었지만, 지난해 7월 미 대법원 판결을 통한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미 환경보호청이 시스템적으로 특정한 방식의 전력 생산을 강요하거나 전환을 강요하는 것은 금지했지만, 발전소별 규칙은 만드는 것은 허용했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도 미 환경보호청이 탄소포집 및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발전소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IR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전력생산에 1000억 달러(약 132조원) 이상의 세액공제와, CCS 기술로 탄소를 제거할 때 톤당 85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의 연방 법률 그룹 이사인 리사 린치(Lissa Lynch)는 "새로운 화석연료 발전소을 짓고 있다면 배출량을 통제해야 한다. 기존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량의 약 90%를 포집,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환경보호청은 발전소에 대한 다양한 기준을 설정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가동되는 시설에는 엄격한 조치를 적용하고 전력 수요가 높을 때 운영되는 시설에는 덜 엄격한 조치를 적용하는 등 발전소별 기준을 달리 할 수도 있다고 린치 이사는 덧붙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화석 연료는 2022년 미국 전력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했으며, 그 중 60%는 가스에서, 40%는 석탄에서 발생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가 21.5%를 차지했으며 원자력 에너지가 나머지를 차지했다. 올해 차세대 에너지(21기가와트)의 54%가 태양광, 14%가 천연가스(7.5기가와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CCS기술은 '완전한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발
한편, 일부 발전업계 대표자들은 지난해 미 환경보호청에 발전소 규칙이 탄소포집 및 저장(CCS)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미국광업협회(NMA)는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은 충분히 테스트된 기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두 그룹은 2020년에 페트라 노바(Petra Nova)라는 텍사스 프로젝트의 실패를 사례로 언급했다.
페트라 노바는 석탄 화력 발전소의 보일러 중 하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탄소 포집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페트라 노바는 유가 폭락으로 2020년 가동을 중단했다. 대규모 석탄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는 남부 전력회사(Utility Southern Company)는 "미국의 전기 수요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가스 터빈이 선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에너지부와 함께 국립 탄소 포집 센터도 운영하고 있는 남부 전력회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비용 절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탄소 포집 기술의 상업적 배치가 "수 년은 더 걸린다"고 전망했다.
미국 내 3400여 개의 화력 발전소 가운데 20개 정도만 현재 탄소 포집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폴리티코에 의하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새로 건설되는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기술로 달성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했지만, 미 환경보호청은 최근 그 한계를 더 줄이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미 에너지 정보청에 따르면, 2023년에 7.5기가와트의 새로운 천연가스 발전소가 건설될 계획이며, 올해 예상되는 모든 신규 용량의 약 14%를 차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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