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지난 19일 현대차정몽구재단 온드림 소사이어티 ONSO 스퀘어에서 ‘새로운 탄소시장이 온다, 탄소배출권 톺아보기’라는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새로운 탄소시장인 ‘자발적 탄소시장’이라는 주제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상황, 기업들의 움직임, 플랫폼 사례 공유를 소개하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는 개회사에서 “최근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부상으로 글로벌 탄소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등, 탄소시장을 둘러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가능성이 열리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Mckinsey)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자발적 시장'이 500억 달러(한화 약 6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최초의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며, 이미 대기업, 금융기관,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국내 탄소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카오 카본인덱스와 이용자 탄소보상 서비스 도입
이날 가장 눈에 띈 발제기업은 카카오였다. 카카오가 자발적 탄소시장에 도전을 처음 공식적으로 밝혔다.
카카오 액티브그린플랫폼 정연주 팀장은 1부 행사에서 “친환경 기여 데이터를 계량화한 지표인 ‘카카오 카본 인덱스’와 카카오 이용자들에게 탄소 감축 보상을 통해 자발적 탄소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발표한 카카오의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Active Green initiative)’를 본격화 하기 위한 실행 계획이다.
정연주 팀장이 소개한 카카오 카본 인덱스는 카카오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친환경 기여 데이터를 계량화한 지표로서 카본 인덱스 단위는 KUC(Kakao Users Carbon-Reduction)이다.
정팀장은 “카카오 카본 인덱스는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친환경 기여ㆍ행동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 데이터를 가지고 이용자들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 간접적인 사회적 감축 기여, 탄소 상쇄 후원 기여 등 이용자들의 친환경 기여ㆍ행동에 대해 임팩트 측정을 하는 것”이라 말했다.
데이터 계량화는 카카오만의 지수 ▲카카오T 전기 택시 ▲T 바이크의 이동 거리 ▲카카오맵 자전거 주행 거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지갑을 통해 전환한 전자문서 ▲전자청구서 건수 ▲멜론 숲:트리밍를 통한 업사이클링 등 이용자가 자사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해 참여한 다양한 친환경 기여 활동을 계량화하는 것이다.
이런 계량화된 데이터를 이용해 카본 인덱스 베타서버에서는 2022년 이용자들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 및 사회적 간접 가치 기여는 총 6300만 KUC로 집계됐다. 이는 소나무 약 40만 그루의 탄소 흡수 기여량에 준하는 수준이다.
한편, 이처럼 카카오가 집계한 카본인덱스는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이날 현장에서도 '신뢰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 팀장은 "카본 인덱스 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며 컨설팅 및 교수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용자 탄소 감축 보상에 대해서는 천성문 매니저가 발표를 진행했다.
천성문 매니저는 이용자 탄소 감축 보상에 대해 “우리는 현재 카카오 내 보상(쿠폰ㆍ이모티콘), 제휴를 통한 보상(지자체ㆍ기관ㆍ기업), 현금성 보상(포인트ㆍ탄소배출권 연계) 3가지 보상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위한 다음 단계로 천 매니저는 “카카오 탄소 보상을 통해 시민 인식 확산 실험을 계획 중에 있으며 시민사회 영역, 소규모 기업 영역, 카카오 탄소 보상 배출권 발급 연계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활성화된 전기차, 가정용 태양광 발전과 더불어 개인 인증도 가능하도록 도움을 줄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발적 탄소거래 시장 현재 상황은?
한편, 자발적 탄소거래시장이 확대되는 현상과 함께 비판적인 목소리도 같이 터져나오고 있다. 규제 시장이든 비규제 시장이든 상쇄를 통한 배출 감축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 3자 독립기관의 인증 및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검증 기준으로는 ▲측량성▲영구성▲집행성▲추가성 등이 있는데, 특히 추가성(온실가스 감축성과에 추가적으로 기여했는지) 성립 여부와 측정에 전문가들이 판단과 수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한 참석자는 올해 6월에 베라의 창립 멤버인 데이비드 안토니올리(David Antonioli)가 전격 사임한 것에 대해 ‘그린워싱’ 위험과 ‘신뢰성’ 문제에 관한 질문을 패널토론에서 했다.
이너젠컨설팅 김성은 대표는 "자발적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라며 "자발적 탄소 크레딧은 코인 상황과 비슷하기에 신뢰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감축 데이터 근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국내의 자발적 탄소시장은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 ‘팝플’사례’를 주제로 발표한 그리너리(팝플) 김지영 상무는 국내 탄소 거래 사례들을 소개했다. 김지영 상무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 사용을 통한 크레딧 발간 ▲ 중고거래에서 연 수백만건 넘는 거레데이터 분석, 제품별 신제품 대체율 추출, 거래 횟수별 평균 감축량 산출, 중복거래에 따른 과다 산정(1회 거래만 반영) ▲ 음식물 잔반 제로 플랫폼들을 소개했다.
김 상무는 “이런 활동들을 크레딧이 거래자와 인센티브 형태로 지급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제품 제조사와 연계하여 제품별 인식ㆍ추적이 가능해지면 정확한 감축량 산출을 하여 제조사 스코프(scope) 3 저감에 기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NH투자증권 탄소금융팀 장산훈 부장은 "NH투자증권에서도 자발적 확보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발적 탄소시장에 관한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박란희의 TalkTalk】 새로운 시장의 발견
-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도 인증서 거래…자발적 탄소시장 열리나
- 【박란희의 TalkTalk】탄소시장은 전쟁중?
- 기후변화센터ㆍ대한상의, “한국 정부 자발적 탄소시장 세계 흐름에 대응해야”
- 한국도 자발적 탄소시장 출범…대한상의, 한국판 베라(Verra)될까
- 글로벌 은행 9곳, 자발적 탄소 배출권 플랫폼 '카본플레이스'에 568억원 투자
- 셸&BCG 공동 보고서 “자발적 탄소시장 2030년까지 5배 커진다”
- 석유 의존도 최대인 美알래스카...탄소상쇄로 저탄소 전환
- "채권처럼 탄소크레딧 평가하자?"...행동주의 자산운용사 키메리지 제안
- 헷갈리는 자발적 탄소시장 기관들, 이렇게 구분한다
- 좌초자산 리스크 커지는 탄소배출권 시장
- 세계 최대 탄소 크레딧 판매 기업 사우스 폴, 그린워싱 의혹에 CEO 사임
- 스코프3 배출권 거래시장 열리나...VCMI, 스코프3 ‘유연성’ 지침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