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다른 어떤 주보다도 석유 의존도가 높은 알래스카는 최근 석유 생산량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탄소상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때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던 알래스카는 지난 몇 년간 ‘셰일 오일 붐’을 겪은 텍사스, 뉴멕시코, 노스다코타를 포함한 몇몇 주들에게 생산량을 추월당했다. 미 에너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알래스카의 원유 생산량은 오클라호마 주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1976년 이후 최저치를 달성했다.
원유 산업의 좌초자산화...흔들리는 알래스카 경제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의하면, 이러한 추세로 작년 알래스카의 경제는 2.4% 감소하며 미국의 주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또한 인프라와 교육 등의 부문에서는 49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와 주의회는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재정 수입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던리비 주지사는 탄소 상쇄 법안(SB 48)에 서명하며 공식적으로 주 정부가 탄소 사업에 참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석유, 가스, 목재와 마찬가지로 이것(탄소 크레딧)은 이제 화폐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언급했다.
‘탄소 상쇄 법안’에 따라 알래스카는 이제 알래스카의 공공 산림지대를 이용해 탄소 상쇄 크레딧을 판매할 수 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이제 알래스카의 경제를 다양화하고, 다시 경쟁력 있게 만드는 동시에 지구를 도울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법안 통과와 관련하여 던리비 주지사는 “알래스카가 세계 탄소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주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알래스카의 천연자연부 장관 존 보일은 이번 법안이 "숲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투자하여 알래스카에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할 기회"라고 언급했다.
알래스카, 18개월 내 탄소상쇄 프로젝트로 수익 창출 예상
탄소 상쇄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시장 중 하나다. 이미 광범위한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탄소 상쇄 프로그램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수라고 말하고 있다.
보일 장관은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매우 야심 찬 넷제로 목표를 설정한 회사들을 볼 수 있다"며 기업들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상쇄 크레딧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장관은 “주 정부가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이내에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들이 임대 계약을 취득하고,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던리비 주지사는 처음 이 법안을 발표하며 알래스카 원주민 기업들(Alaska Native Corporations, ANC)이 탄소 상쇄를 통해 2019년 이후 3억 7000만 달러(약 4740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탄소 상쇄 프로그램 논란의 여지 존재
알래스카 주 정부는 법안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탄소 상쇄 법안은 만장일치로 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의원 두 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알래스카의 탄소 상쇄 프로그램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밖에서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기후 연구단체 카본 플랜(CarbonPlan)의 프레야 채이와 그레이슨 배드글리는 논평을 통해 “알래스카의 탄소 상쇄 프로그램이 실제 기후에 이익이 되지 않는 탄소 크레딧을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이 알래스카의 숲과 프로그램을 통한 기후 혜택을 보장할 것을 약속하지만, 목재 수확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연구원들은 “이것이 주 예산에는 이득이 될 수 있지만, 기후와 자발적 탄소 시장의 신뢰성에는 손실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보일 장관은 상쇄 크레딧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통해 숲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 정부가 결국에는 “탄소를 더 많이 포획할 수 있는 더 큰 숲과 나무, 더 많은 목재를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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