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발간된 CDR(Carbon Dioxide Removal)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 기반 탄소 제거 기술이 탄소제거(CDR) 기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림 및 재조림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최근 해양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직접 해양 포획(DOC, Direct Ocean Capture)’ 기술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저비용으로 상용화가 가능해 탄소 제거량을 기가톤급으로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는 특허, R&D, 규모 측면에서 CDR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타트업 플래닛터리 테크놀로지스(Planetary Technologies)는 해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중탄산 이온으로 변환한 후 영구 격리시키는 해양 알칼리도 향상(OAE, Ocean Alkalinity Enhancement) 기술을 개발했다. 해양 알칼리도 향상(OAE) 기술은 석회석, 규산염 같이 알칼리성 물질의 분쇄 광물을 바다에 첨가해 바닷물의 알칼리도를 높이고,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시킨다.
지난 2월에는 측정된 탄소배출량을 제3자에게 측정, 보고 및 검증하는 MRV 프로토콜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 검증을 받아 탄소 배출권 발행이나 탄소 크레딧 판매도 할 수 있다.
기후테크 미디어 카본 헤럴드(Carbon Herald)는 지난 7일(현지시간) 플래닛터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플래닛터리 테크놀로지스의 CEO인 마이크 켈랜드는 인터뷰에서 “OAE가 현존하는 최대 CDR 기술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 탄소 제거 핵심, 바다로 유입되는 이산화탄소를 알칼리성으로 전환
바다의 알칼리성은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 온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해양 생물들이 껍질이나 뼈 등 몸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들어오면 탄산염으로 바뀌는데, 탄산염은 바다의 산성을 낮추고 이온으로 전환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해양 알칼리도 과정이 가속화되고, 반대로 낮으면 감속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OAE는 자연적으로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유입되는 탄소가 중화되지 않아 바다의 산성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플래닛터리는 해양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연 친화 방식으로 이러한 지질학적 과정을 가속화하는 OAE 기술을 개발했다.
플래닛터리는 먼저 바다의 산성화를 낮추고 이산화탄소를 중화시킬 수 있도록 암석에서 수산화마그네슘을 채취했다. 해로운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수산화마그네슘도 폐수 시설과 같은 기존 인프라를 통해 허가 수준 이하로 추가했다.
알칼리성과 반응한 탄소는 탄산수소염으로 전환되고 해양으로 운반되는데, 탄산수소염은 약 1만 여년 동안 저장된다. 플래닛터리는 해양 내 연간 해양 알칼리도를 1기가톤(GT)으로 확장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래닛터리, 탄소 배출량 측정ㆍ보고ㆍ검증하고 탄소크레딧도 발행
플래닛터리는 모니터링 및 센서 시스템을 통해 해양 내 탄소 흡수량을 측정, 보고 및 검증하는 MRV 프로토콜 방식을 도입했다. 바다 환경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OAE 기술을 통해 탄소 제거 값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MRV 시스템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공기 중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중화됐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바닷 속에서 수산화마그네슘을 허용 한도 내에서 유지하도록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다.
해양은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기 굉장히 복잡한데 플래닛터리는 탄소 배출량·흡수량을 측정하고 측정값이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플래닛터리는 측정에 집중하고 제3자 기관은 플래닛터리의 데이터를 통해 투명성을 검증하고 탄소 제거 크래딧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탄소제거 크레딧이 얼마나 발행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발행되었는지 등에 관한 보고서도 제공한다.
플래닛터리 CEO인 마이크 켈랜드는 "탄소 제거 톤당 가격은 평균 100달러 미만"이라며 "영국 콘월, 캐나다 노바스코샤 등 지역사회와 규제 당국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책정된 탄소 제거 금액은 톤당 25달러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기술은 확장가능할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는 2020년부터 플래닛터리에 투자했고, 탄소 제거 크래딧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플래닛터리의 기술을 승인 및 검증했다. 영국 과학 플랫폼이자 검증기관인 이소메트릭(Isometric)은 검증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위해 플래닛터리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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