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가 해양 직접 탄소 포획(DOC, Direct Ocean Capture)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에퀴노르의 노르웨이 코르슈퇴(Kårstø) 천연가스 공장에서 DOC 기술의 첫 파일럿 운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바다, 온난화로 탄소 흡수 능력 계속 낮아져…

해양 직접 탄소 포획, 탄소 제거 기술 중 비용 저렴… 상용화 가능  

2022년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를 내고, 현재 추이대로라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2.1~2.9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1.5도 목표 달성에 충분치 않다는 의미다.  

UN 연구진은 감축 규모 확대를 위해 삼림 조성과 같은 자연적 해결책과 함께,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같은 기술적 해결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석탄화력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배출원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파이프라인이나 배를 통해 탄소 저장고로 옮기는 방식이 있다.

반면 국제에너기기구(IEA)는 탄소 포집은 감축이 어려운 부문을 탈탄소화 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지만, 현재로서는 기술의 수준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편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탄소 포집은 본래 자연의 순환으로 이루어진다. 숲, 열대우림과 함께 바다 또한 거대한 탄소 흡수원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25%는 바다가 흡수했다.

이처럼 바다가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닷물의 염기성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바다의 표면이 따뜻한 담수로 뒤덮이면서 해류의 유속이 떨어져 심해에 있는 염기성 해수와 섞이지 않고 있다. 즉, 바다 표층수의 이산화탄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의미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것도 문제다. 거대한 빙산이 녹으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대규모 담수가 바다의 염분 농도를 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바다의 탄소 흡수력 저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를 더 많이 남겨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이는 다시 바다의 탄소 흡수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해양 탄소제거(CDR) 기술이다. 바다에서 직접 탄소를 포획, 바다의 원천적인 탄소 흡수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특히 ‘직접 해양 포획(DOC, Direct Ocean Capture)’ 기술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바닷속 탄소를 제거해주면, 바다는 다시 그만큼의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에퀴노르, 캡투라와 협업해 해양 탄소 포획 플랜트 건설 추진…

토탈, 셸, 에퀴노르 등 유럽 기업 대상 탄소 운송 및 저장 서비스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도 직접 해양 탄소 포집 기술(DOC) 도입에 뛰어들었다.  11월 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독립한 캡투라(Captura)와 파트너십을 체결, 연간 1000톤 이상의 탄소 포획 파일럿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이다.  

양사는 대규모 상업용 플랜트 건설을 목표로, 포집 기술을 적용, 보강해가며 산업적으로 규모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에퀴노르와 DOC 기술기업 캡투라가 파트너십을 체결, 탄소 포획 시설 건설을 추진한다.
에퀴노르와 DOC 기술기업 캡투라가 파트너십을 체결, 탄소 포획 시설 건설을 추진한다.

파일럿 플랜트는 노르웨이 서부 해안에 위치한 에퀴노르의 코르슈퇴 천연가스 처리 시설에 설치된다. 포집 가능한 용량은 연간 1000톤이며 이미 설계가 시작돼 2024년 가을에는 완공 예정이다. 

파일럿 플랜트는 해수를 끌어와 이산화탄소를 측정, 포집하게 된다. 이후 세계 최초의 국경 간 개방형 이산화탄소 운송 및 저장 네트워크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facilities)가 시운전을 시작, 포집된 탄소의 처리를 담당한다. 

노던 라이츠는 에퀴노르, 셸(Shell), 토탈(Total)의 합작회사로, 2024년 운영을 시작해 유럽 전역의 기업들에게 이산화탄소를 해저 깊은 곳에 안전하고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퀴노르, 셸(Shell), 토탈(Total)의 합작회사 노던 라이트가 유럽 전역 기업들을 상대로 탄소 저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에퀴노르, 셸(Shell), 토탈(Total)의 합작회사 노던 라이트가 유럽 전역 기업들을 상대로 탄소 저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에퀴노르의 수석 부사장이자 신사업 및 투자 책임자인 모튼 할러레이커(Morten Halleraker)는 “캡투라는 이산화탄소 제거를 위한 유망하고 지속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에 우리의 산업 역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캡투라는 최종 파일럿 프로젝트 이후, 기술 라이선스를 기업들에게 판매, DOC 기술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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