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투자자 네트워크 FARER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식품 대기업 5곳 중 2곳이 현재 육류와 유제품에 대한 식물성 대안을 개발ㆍ판매하기 위한 전담 팀을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푸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니레버는 "향후 5~7년 사이 식물성 육류와 대체 유제품 등 지속가능한 식품을 통해 연간 10억 달러(1조930억원)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 농업이 화석연료, 온실가스 배출, 삼림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의식에 기반, 식물성 기반 식품에도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2018년 식품기업 '베지테리안 부처(The Vegetarian Butcher)'을 인수한 뒤 식물성 고기 브랜드를 30여 개 국가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전역에서 버거킹 식물성(채식) 와퍼와 식물성 너겟의 공급사로도 선정되었다.
최초의 비건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그넘’은 미국 동물인권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에 의해 2019년 영국의 최고 비건 아이스크림으로 선정 되었다. 2020년에는 자사 브랜드인 ‘헬먼’의 비건 마요네즈, ‘벤앤 제리’의 카라멜 유제품 프리 코코넛틀리 등을 출시해, 닐슨은 유니레버를 유럽 식품 소매업체 및 제조업체의 상위 25대 혁신 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유니레버는 지난해엔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의 식품혁신센터인 '더 하이브'에 8500만 유로(1128억7490만 원)를 투자해 식물성분, 육류 대체품, 친환경 작물, 지속가능한 식품 포장, 고영양 식품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다.
최근 유니레버는 미세조류 전문가 알게뉴어티(Algenuity)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세조류는 단백질, 항산화제, 비타민, 미네랄이 가득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쓴 맛과 냄새 때문에 식품에서 주요 원료로 사용되지 못했다. 이들은 미세조류의 주요 영양성분을 유지하면서 맛없는 맛을 제거하는 ‘클로렐라 컬러스(Chlorella Colours)®’라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이 유화·농축하는 성질은 달걀 등 전통 재료와 비슷해 마요네즈, 수프, 소스, 육류 대체식품, 구이용품, 파스타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될 수 있다. 유니레버는 지속 가능한 단백질 재료를 공급받아 헬만, 크노르, 채식주의 정육점 등 자사 제품의 원료로 풍부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새로운 식물 기반 제품 혁신
영국 투자 은행 바클레이(Barclay)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채식 및 식물성 식품 시장은 10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니레버는 헬만(hellmann), 벤앤제리(ben&jerry), 매그넘(magnum), 웰스(wells) 등 자사의 유기농 혹은 대체 식품 브랜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니레버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크게 3가지로 발표했다. 첫째, 글로벌 직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202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정부, 기업, 농민단체 등 임원들이 환경 음식물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인 연합단체 '챔피언스(Champions) 12.3'에 가입했다. 이 단체는 전 세계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2030년으로 설정했는데 유니레버는 5년 앞서 달성할 예정이다.
둘째, 2025년까지 건강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제품의 수를 두 배로 늘린다. 비타민, 아연, 철, 요오드 등을 포함한 채소나 과일, 단백질, 기타 영양분을 제품에 담을 예정이다.
셋째, 제품 전반적으로 칼로리, 소금, 당도를 지속적으로 낮춘다. 유니레버는 2022년까지 글로벌 식품의 85%성분을 바꿔 하루 소금 섭취량 5g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까지 유니레버 아이스크림 95%를 설탕 성분 22g, 1인분 당 250kcal 이하로 유지할 예정이다.
2019년 EAT-랜싯(Lancet)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식물성 육류 시장은 연평균 15.8% 성장하며, 2027년까지 시장 규모는 354억 달러(38조 6922억 원)에 이를 것이다. 영국에서 채식을 위주 식사를 하는 소비자들의 92%가 비채식주의자로, 총 2200만 명이 채식 식습관을 갖고 있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음식 산업을 선도해 2023년까지 삼림 벌채 없는 공급망을 달성하고, 기후자연기금에 10억 유로(1조 3200억원)를 투자해 2039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해 넷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의 100%를 재사용, 재활용 또는 순환가능한 포장재로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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