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자연 자본(natural capital)’에 칼을 빼 들었다.
블랙록은 최근 발간된 보고서(our approach to engagement on natural capital)를 통해 “기업들이 삼림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해양 및 담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삼림벌채 금지(no deforestation) 정책’ 및 생물다양성 전략을 공표하라”고 촉구했다. 블랙록은 지난 1월 래리 핑크 회장의 서한을 통해 “2050년 넷제로 달성 목표를 기업의 장기전략에 어떻게 통합할지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 이슈 중 하나임에도 ‘탄소중립’에 비해 덜 다뤄왔던 ‘자연 자본’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넣겠다는 신호탄이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모든 음료회사는 안정적인 담수 공급이 필요하고, 소비재회사는 상품 배송을 위한 나무 골판지상자가 필요하며, 식품회사는 작물과 경작지에 의존하며, 바이오 제약회사는 생태계에 의존해 의약품을 신약품을 생산한다”며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전 세계 총 매출의 절반 이상(GDP기준 44조달러)이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지만, 5개 기업 중 1개 기업은 이미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붕괴로 인해 심각한 운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불법 삼림 벌채로 인한 공급망 파괴는 아마존,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 일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록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붕괴가 심각해질수록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세금이 도입되거나 인상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연자본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규제, 평판, 운영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랙록은 “기업이 ‘자연자본’ 고갈 관련 리스크를 관리 및 공개하지 않으면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며 “자연자본 위험을 강조하는 주주 제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태지역 기업, 플라스틱 이슈 관리해야
블랙록이 밝힌 주요 이슈는 ▲생물다양성 보존 ▲삼림 벌채 위험 관리▲ 담수 및 해양 보호 3가지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SASB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연자본 위험과 기회를 식별하고 공개할 것 ▲자연자본 위험을 관리·감독하는 경영진 및 이사회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설명할 것 ▲자연자본 관리를 담당할 사업 내 거버넌스 구조 및 기업 전략을 밝힐 것 ▲자연자본 관리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설정할 것 ▲자연자본 정책을 공표할 것 ▲공급망 실사 프로세스 또는 관련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것 ▲자연자본 R&D 투자할 것 ▲자연보존 프로그램에 기부할 것 등을 제안했다.
특히 아태지역 기업에 대해 블랙록은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아시아의 5개국(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이라는 데이터가 있다”며 “아태지역 기업은 플라스틱 이슈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10월 P&G의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팜유(야자수기름)를 어떻게 조달하고 생산 확대에 따른 삼림벌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주주 결의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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