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의류 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뉴 스탠더드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매년 1500억 벌의 새로운 옷이 만들어지지만 의류와 옷감 전체의 85%가 폐기된다. 특히 패스트패션 기업은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어떻게 하면 패션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패스트패션 기업의 대표주자 H&M은 18일(현지시간) 개최된 '2020년 가을/겨울 시즌 패션 콜렉션'에서 폐기물을 친환경소재로 바꿔 만든 의류와 액세서리 제품을 선보였다.
목재 펄프와 섬유 등으로 의류직물을 재활용했고, 포도주 양주 공정에서 남은 포도 껍질과 줄기가 가죽 신발 뒤에 있는 재료로 사용되었다. 계란 상자는 삼베 자루 드레스로 새롭게 탄생했고, 재활용 금속으로 목걸이와 신발 클립 등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의류를 제작할 때, 플라스틱과 직물은 혼합되어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직물의 약 60~65%가 합성섬유인데,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다. 옷 한 벌이 만들어질 때마다 플라스틱이 낭비되며, 옷 수명주기도 낮춰 빠른 속도로 옷이 버려진다.
H&M은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혼합한 다양한 소재와 옷감으로 옷을 만들었다. 실은 미국 화학 기업 이스트만(Eastman)이 제작한 대체 소재를 활용했다. 이스트만의 나니아(Nania) 실의 60%는 환경 인증을 받은 목재 섬유이며, 40%는 재활용 폐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다.
삼베 섬유는 음식물쓰레기로 직물 섬유를 제조하는 회사인 아그랄로프(Agraloop)에서 공급 받았다. 이 회사는 쌀, 밀, 옥수수, 파인애플 잎, 바나나 껍질 등 여러 천연 재료를 활용해 섬유를 제작한다. 2018년 H&M재단 글로벌 체인지 어워드에서 1위 수상기업이었던 아그랄로프는 천연 생산 공정을 통해 섬유 생산, 폐수 업사이클링, 유기 비료 발생으로 인한 온실 가스를 줄였다.
염색 천은 스웨덴 패션기업 위아스핀다이(WeaReSpinDye)로 부터 공급 받았다. 이 기업은 기존 염색 공정에 비해 물 75%, 화학물질을 90% 덜 사용하는 직물 소재 생산 방식을 이용한다. 또한 폴리에스테르 등 재활용된 원료를 미리 염색해 원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H&M은 탄소 배출을 많이 유발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혁신적인 의류 공정 방식을 활용했다. 스타트업 메이드오브에어(Made of Air)와 협력해 목재 폐기물을 활용해 탄소 중립 플라스틱으로 만든 선글라스를 제작했다. 공정과정에서 새로운 핵심 소재인 바이오숯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산화탄소를 30% 절감했을 뿐 아니라 의류 수명도 늘렸다.
H&M은 지난달 스톡홀름 매장에서 오래된 의류를 새 옷으로 재활용해 만드는 루프(Loop) 기계를 개발해 선보였다. "고객들은 오래된 옷이 재활용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면서 옷의 가치를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게 H&M측의 설명이다.
H&M 크리에이티브 고문인 요한슨(Johansson)은 "2030년까지 100% 지속 가능한 재료로만 의류를 제작해 2040년까지 기후변화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2020년 A/W 패션 콜렉션에서 우리는 폐기물을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핵심 소재로 활용해 패션 산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한편, 재활용 재료로 의류를 제작하는 패션기업은 점점 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의류의 폴리에스테르, 다운, 울을 재활용해 의류와 장비를 만들었고, 중국 혁신기업 웨이스트투웨어(waste2wear)는 재활용 플라스틱병으로 고급 의류 여성복을 제작해 여성 원피스 한 벌 당 30개의 페트병 사용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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