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16일(현지시각) COP28(제28차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 종료를 위한 구체적인 기한 수립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 종료 시기 합의에는 실패…
CCS 적용 시 화석연료의 지속 사용 여지도 열어줘
EU 국가들의 기후 장관들이 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주장하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각 국은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기한 수립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 ‘가능한 한 빠르게’ 종료하는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EU 국가들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감축되지 않은(Unabated)’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하며, 2030년대에는 전 세계 전력 시스템이 석탄 발전에서 벗어나 ‘완전하거나 대부분 탈탄소화’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은 이번 합의안에 ‘감축되지 않은’이라는 용어가 포함됨으로써, 각국이 석탄, 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분석했다. CCS(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를 이용해 배출가스를 ‘감축’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합의안에는 CCS 기술이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제한된 규모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식을 전한 로이터 통신은 “CCS 기술이 기후행동을 지연시키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COP28, ‘화석연료 완전한 퇴출’ 두고 치열한 논쟁 있을 전망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안을 두고 환경단체들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시한 합의가 없었으며, CCS 기술로 화석연료의 지속적 사용 여지를 주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기후 운동가 바네사 나카테(Vanessa Nakate)는 16일(현지시각) EU 각료들과 함께한 온라인 회의에서 “CCS 기술은 상업적으로 경제성이 없으며 향후 수년 동안 실행 가능성도 낮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덴마크 기후장관 댄 요르겐센(Dan Jorgensen)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에 대해 보다 강력한 용어를 사용했어야 한다”면서도 “이번 합의안은 지금까지 체결될 EU 합의안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는 약 30개 국가들의 연합이며, 각국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입수, 보도한 협의안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가능한 한 빨리’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지만, 에너지 빈곤에 처해있거나 청정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 문제를 해결 중인 국가들은 제외시켰다.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에 반대하는 회원국들은 주로 화석연료에 경제적으로 상당 부분 의존하는 가난한 국가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글로벌 동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화석연료 생산국과 소비국 중 일부는 올해 G20 정상회의 등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합의 노력을 저지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움직임이 COP28에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28은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두바이에서 개최되며, 화석연료, CCS 기술,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후 재정의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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