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석유기업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 Group)가 2030년까지 배출할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로 제거하려면 343년이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UAE는 제28회 UN기후협약회의(COP28) 의장국으로, 대표적인 CCS 기술 옹호 국가다.

 

탄소중립 위한 현실적 대안 VS 화석연료 면죄부

CCS 기술, 국가별, 산업별로 이해관계 갈려  

CCS란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땅이나 바닷속에 묻어 저장하는 기술로 화석연료 사용을 당장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2조원을 투입하여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사업을 추진하고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 사업 대상 심사 결과를 대기 중이다.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비용도 높고 상용화하기엔 기술 수준이 낮으며, 무엇보다 화석연료 사용에 면죄부를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기후 정책을 선도하는 유럽연합(EU)이나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화석연료’ 자체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UAE 등 산유국이나 화석연료 업계는 CCS 기술을 상용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CCS로 UAE 석유공사 배출량 처리하려면 340년 넘게 걸려...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COP28에서 쟁점 중 하나 될 것  

COP28을 불과 2주 앞둔 15일(현지시각), 현재 수준의 CCS 기술로는 COP28 의장국 UAE 국영 석유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아부다비 석유공사의 향후 배출량 추정치와 CCS 설비의 연간 포집 용량을 산출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아부다비 석유공사가 배출할 이산화탄소 추정치는 34억3000만톤이다. 아부다비 석유공사는 2030년까지 CCS 설비 용량을 연간 1000만톤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목표치를 달성한다 해도 2030년까지의 배출량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는 340년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글로벌 위트니스 수석 활동가 조나단 노로냐 간트(Jonathan Noronha Gant)는 “탄소 포집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거짓 해법”이라며 “COP28 의장 술탄 알 자베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자신의 석유회사를 보라”고 지적했다.

술탄 알 자베르는 CCS 기술의 대표적인 찬성론자로 지난 5월 열린 기후기술회의(UAE Climate Tech conference)에서 “산업 활동으로 인한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CCS 기술 상용화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COP28 의장이자 ADNOC 그룹 회장 술탄 알 자베르 / ADNOC 그룹 홈페이지
COP28 의장이자 ADNOC 그룹 회장 술탄 알 자베르 / ADNOC 그룹 홈페이지

소식을 전한 가디언은 미국의 CCS 프로젝트 또한 상당수가 실패했으며, 2021년 기후변화 연구센터 틴달 맨체스터(Tyndall Manches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포집된 탄소의 81%도 석유 추출을 위한 촉매제로 활용되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보고서에 대해 아부다비 석유공사 측은 “우리는 탄소 제거를 위해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CCS 기술은 여전히 배출 억제에 중요한 도구”라고 밝혔다.

한편 COP28은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주요 안건으로는 최초로 실시되는 ▲파리 협약 글로벌 이행 점검(GST, Global Stocktake)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 ▲화석연료 단계적 폐기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와 에너지 효율 2배 개선 ▲냉방 부문 에너지 배출량 축소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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