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미지./픽사베이
 전기차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전기차 수요가 줄고, 전기화가 연기되는 등 전기차 산업이 둔화되고 있으나, 오히려 미국에서는 대규모 투자도 일어나고 있다. 

로이터의 22일(현지시각) 보도에 의하면,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수요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향후 10년 동안 가솔린 구동 엔진 차량 라인업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까지 연기했다. 대신, 2030년까지 차량의 최소 절반에 내연기관 엔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뒷걸음은 EV 제조사 리비안(Rivian)과 루시드(Lucid)의 생산량이 애널리스트의 기대보다 훨씬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리비안은 인력을 10% 줄이는 조치가 발표되고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두 EV 제조사는 21일(현지시각) 주가가 각각 2735%, 19.5% 하락했다. 

리비안 CEO RJ 스캐린지(Scaringe)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거시적 수준의 과제가 많다"며 높은 이자율과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해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런 EV 시장 상황은 이미 포드, GM, 테슬라가 지난달 경고했다. 테슬라 같은 EV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의 성장 속도 둔화로 인해 하루 만에 시장 가치가 800억 달러(약 106조원)나 급감했다. 

중고 EV가격도 덩달아 폭락해서 올 1월에는 전년 대비 16.4% 떨어졌다. 전기차 수요가 강했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1 월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38% 감소해 202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더 많은 미국인을 EV에 참여시키기 위한 배기가스 제한의 완화까지 제안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는 소식통도 있다. 이달 초 볼보자동차는 적자를 보고 있는 EV브랜드 폴스타가 지난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EV로의 전환에 대한 장기적인 그림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비안 투자자이면서 투자은행가인 비탈리 골롬(Vitaly Golomb)은 "성장률이 45%에서 보다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둔화되는 것은 언론이 밀어붙인 재앙이 아니다. 그리고 금리는 EV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골롬은 "물론 그 효과는 더 비싼 차량에서 더 두드러지며 EV의 평균 가격은 여전히 더 높다"며, "EV제조사는 총 소유 비용의 차이를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V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美정부는 대규모 자금 지원 사격

한편, 같은 날 미국 에너지부는 전기차 기술제조 벤처에 대한 약 7억1000만 달러(약 9460억원) 대출에 대한 예비 승인을 발표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자금 조달 능력이 2218억 달러(약 295조원)에 달한다. 

한국 기업 SK 실트론(Siltron) CSS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출력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con carbide wafer)를 생산하는 미시간주 베이시티(Bay City)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5억4400만 달러(약 7248억원)를 대출받을 예정이다. 이 부품은 인버터와 전기 배전 시스템을 포함한 중요한 EV의 구동에 필요하다고 실트론은 밝혔다. 

아울러 실트론은 성명서에서 공장 확장으로 건설 및 생산 부문에서 각각 약 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트론의 베이시티 공장을 방문, 스마트폰, 세탁기, 병원 장비, 자동차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칩용 재료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홍보했다.

또한, 아메리칸 배터리 솔루션(American Battery Solutions)은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보로(Springboro)와 미시간주 오리온 호수(Lake Orion)에서 EV 배터리 팩 조립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1억6590만 달러(약 2210억원) 대출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두 시설은 최대 460명을 고용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대출부서 책임자인 지거 샤(Jigar Shah)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 동안 기업들로부터 800억 달러(약 106조원)의 자금 조달 신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 31일 현재 에너지부의 대출부서는 총 344억3000만 달러(약 46조원)를 지출했고, 지난 1월 말 현재 2631억 달러(약 350조원)의 대출 신청을 받았다. 

 

2022년엔 GM-LG엔솔 배터리공장 자금조달 대출 확정,

포드-SK온 대출 확정은 미정

미국 에너지부는 2022년 12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벤처기업의 배터리 공장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25억 달러(약 3조3312억원) 대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포드와 SK 온(On)은 3개의 미국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92억 달러(약 12조원)의 미국 에너지부의 대출을 확정하지 않았다. 

미 에너지부 장관 제니퍼 그랜홀름(Jennifer Granholm)은 지난해 8월 공장을 전기차 제조시설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100억 달러(약 13조원)의 대출과 20억 달러(약 2조665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거 샤는 "중국은 분명히 시장에 과잉 공급을 하고 있다. 가격이 떨어졌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 고문들은 "2027년에는 필수 광물 생산 능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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