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환경보호청(EPA)이 PFAS 화합물 그룹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식수 기준을 발표했다./ EPA X
미국환경보호청(EPA)이 PFAS 화합물 그룹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식수 기준을 발표했다./ EPA X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0일(현지시간) PFAS(과불화화합물) 그룹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식수 기준을 발표했다고 AP통신, 가디언, CNBC 등의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 기준에 따라 공공수도시설은 6가지 유형의 PFAS 화학물질을 테스트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영구적 화학 물질’이라고 불리는 PFAS는 자동차, 섬유, 의료 장비, 소비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이지만, 쉽게 분해되지 않는 데다 물과 토양에 유입될 경우 그대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A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친 PFAS 노출은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과 유아기 동안의 노출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미국 수돗물의 최소 45%에 PFAS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 관계자들은 이 규정이 1억명의 사람들을 PFAS 노출로부터 보호하고 암을 포함한 수천 가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PA 행정관인 마이클 레건(Michael Regan)은 "이 규정이 해당 기관이 PFAS에 대해 취한 조치 중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정된 PFAS 노출 기준 정도

PFAS 추가된 기준을 정리해놓은 표 /EPA
PFAS 추가된 기준을 정리해놓은 표 /EPA

EPA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 생성 화합물인 PFOS 및 PFOA에 대한 기준을 70ppt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에 식수에 포함된 두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수준이 안전하지 않다는 과학 조사 결과가 나온 후 EPA는 제한을 설정했다. EPA는 "이는 특정 암을 포함한 건강 영향의 위험 없이 이러한 오염 물질에 노출될 수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과학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PFOA 및 PFOS에 대한 새롭게 적용되는 제한은 각각 4ppt이며, 이는 수질 테스트 기술이 안정적으로 판독값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GenX라고 불리는 PFNA, PfHxS 및 HFPO 이량체 산을 포함한 세 가지 다른 PFAS 화합물의 조합에 대해 10ppt의 제한을 설정했다. 이 세 가지 화합물과 PFBS의 조합에 대해서는 가변 한도를 정했다고 EPA는 밝혔다.

EPA 과학자들은 새로운 규정을 통해 출생 시 체중과 관련된 영아 사망, 신장암 사망, 방광암 사망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수천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정 준수 비용은 15억달러 예상

몇몇 수도 시설은 처리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결국 고객이 물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규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EPA는 이 규정을 준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약 15억달러(약 2조52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수도협회((American Water Works Association)가 의뢰한 보고서는 연간 38억 달러(약 5조1984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확하게 누가 이 법안을 부담할지는 아직 정리 중이지만, 민간 부문 자금, 정부 자금, 공공 수도 시스템을 통해 물에 접근하는 미국 대중에게 부과되는 잠재적인 수수료 또는 세금이 혼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초당적 인프라법에 PFAS 오염을 포함한 지역 사회의 상수도에 대한 일반적인 식수 개선을 위해 120억달러(약 16조원)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적용될 수 있다. 

한편, PFAS 규제는 유럽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2024 주요 EU 통상규제 핵심내용'에 따르면, 과불화화합물 규제가 올해 1분기 내에 ECHA(유럽화학물질부 위해성평가위원회)의 최종의견을 EU집행위에 제시한 후, 이를 채택할 경우 빠르면 2026년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2년 4월 화장품 가운데 △립 제품(립스틱·립밤·립틴트) △자외선차단제 △ 메이크업베이스·컨실러 △ 파우더·팩트 △ 파운데이션 등에서 PFAS가 검출돼 인체 유해성에 우려가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식약처가 “과불화화합물, 포름알데히드 등 13종의 유해물질에 대한 통합 위해성 평가 결과 위해 우려가 없다”라는 답을 내놓은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