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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호주 은행들이 넷제로은행연합에서 탈퇴한 반면, 아시아 은행들은 유럽 은행과 마찬가지로 NZBA에 남기로 했다./NZBA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캐나다, 호주 은행은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아시아 은행들은 유럽 은행과 마찬가지로 NZBA에 남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자산 기준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DBS 그룹 홀딩스(DBS Group Holdings Ltd.), 오버시-차이니즈 뱅킹 코퍼레이션(Oversea-Chinese Banking Corp.), 싱가포르 말라얀뱅킹(Malayan Banking Bhd.), 말레이시아 제2의 대형 은행인 CIMB(CIMB Group Holdings Bhd.)를 포함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주요 은행들은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이하 NZBA)과 계속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IMB 말레이시아의 그룹 지속가능성 책임자 루앤 시에(Luanne Sieh)는 "CIMB가 활동적인 회원이며 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NZBA와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말라얀 은행도 성명을 통해 "NZBA의 비전과 목적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NZBA 운영위원회의 회원이다. 

일본 금융 기관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 Inc.)과 또 다른 운영그룹회원인 노무라 홀딩스(Nomura Holdings Inc.),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Sumitomo Mitsui Financial Group Inc.)도 NZBA의 회원인 것을 확인했지만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밝혔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Mizuho Financial Group Inc.) 대변인은 “내부 논의 중이나 회원 자격은 현재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NZBA 회원사인 홍콩계 사모펀드 회사 브라운 캐피털(Brawn Capital)의 창립자인 스콧 라인하트(Scott Reinhart)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하나뿐이고 대안은 없기 때문에 플랜B는 없다"라고 말했다.

 

넷제로은행연합은 다음 단계 모색 중

NZBA는 남은 회원들의 가치 창출과 기후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다음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넷제로은행연합
NZBA는 남은 회원들의 가치 창출과 기후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다음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넷제로은행연합

골드만삭스 그룹(Goldman Sachs),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 Co.)를 비롯한 미국 월가의 주요 은행은 지난 1월부터 NZBA에서 줄이어 탈퇴했다. 이는 업계의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공격하는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루어진 조치다.

TD뱅크(TD Bank), 뱅크오브몬트리얼(Bank of Montreal), 캐나다국립은행(National Bank of Canada)와 같은 캐나다 금융 기관들도 재빨리 뒤따랐고, 지난주 호주의 맥쿼리(Macquarie Group Ltd.)도 연합에서 탈퇴했다.

투자 회사를 위한 유사한 연합인 넷제로자산운용(Net Zero Asset Managers Initiative)은 지난 1월에 블랙록(BlackRock Inc.)이 떠난 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엄격한 기후 규제를 받고 있는 유럽 은행들은 NZBA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네덜란드의 ING그룹, 독일의 도이치방크(Deutsche Bank) 등이 대표적이다. 

지속가능금융공사규정(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에 따라 기후 이슈 보고 의무와 법적 리스크가 잔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NZBA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2월20일 기준 44개국 135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호주의 웨스트팩(Westpac), ANZ그룹홀딩스(ANZ Group Holdings)가 포함되어 있다. 회원사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 전환을 약속했으며, 2030년 목표 제시와 진행상황 문서화가 요구된다.

NZBA는 회원의 탈퇴가 줄을 이었던 지난 1월, 회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남은 회원들의 가치 창출과 기후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다음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들이 직면한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목표 관리를 더 잘 지원할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NZBA 대변인은 "이 연합이 기존 NZBA 거버넌스 프로세스에 따라 전략적 우선순위에 관해 모든 회원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그룹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공개적인 의견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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