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넷제로은행연합(NZBA)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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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은행 기후 금융 단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가 최근 주요 은행들의 탈퇴 이후 자구책 마련을 위해 운영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NZBA는 내부 논의 과정에서 서명 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지구 온난화 1.5도 제한 목표에 맞추도록 의무화한 조건을 폐지하는 등 회원 약관의 전면적인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가 시행될 경우, NZBA의 창립 취지에서 명백히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는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불투명하다.

 

NZBA, ‘1.5도 → 2도 이하’ 방안 등 검토

NZBA 대변인은 단체가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NZBA가 변화하는 조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하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주요 은행들이 탈퇴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NZBA를 탈퇴하였으며, 웰스파고,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가 뒤따라 탈퇴하면서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모두 연합을 이탈했다. 게다가 캐나다 은행들도 탈퇴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NZBA의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NZBA는 회원사들에 ‘다음 단계’를 모색 중이며, 개별 회원 은행들이 독립적으로 기후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NZBA 운영위원들은 지난달 주요 회원사의 이탈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고 추가 탈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에는 은행들이 파리 기후 협정의 1.5도 목표에 맞추어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무를 폐지하고, 대신 ‘2도 이하’라는 새로운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NZBA 웹사이트에는 여전히 서명 은행들이 대출 및 투자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배출을 늦어도 2050년까지 ‘넷제로 경로’로 전환하고,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1.5도의 온도 상승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 공약이 기재돼 있다.

또한, 은행의 기후 성과를 평가하는 단일 지표로서 금융 배출량을 제거하고 추가 지표를 도입하는 방안과, 회원사의 운영에 대한 감시를 중단하는 방안 등 기타 변경 사항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제안 제출… 2분기 내 절차 마무리 목표

NZBA 운영위원회는 이번 달 말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한 뒤, 3월 회원사들에 제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변인은 검토가 거의 1년 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향후 몇 주 내에 모든 회원사에 연락을 취하고 2분기 이내에 절차를 마무리할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에서 탈퇴한 은행들은 고객들의 저탄소 전환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에너지 안보 문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은 탈퇴와 관련해 “저탄소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 증진에 기여하는 실용적 해결책”에 집중할 계획을, 시티그룹도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지원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과 아시아 은행들은 여전히 NZBA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모두가 지속적인 회원 자격을 유지하겠다는 확약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19일 HSBC는 2020년 수립한 203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2050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HSBC CEO 조지 엘헤데리는 NZBA에 계속 남아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는 회원"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NZBA는 현재 회원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넷제로 연합 중 하나로, 넷제로자산운용(NZAM)은 지난 1월 블랙록 탈퇴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목적 부합성’을 재검토 중이며, 넷제로보험연합(NZIA)은 이미 2023년 미국 공화당 소송 위협 속에서 회원사 대량 이탈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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