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IPCC 보고서 참여 중단…"글로벌 기후과학 협력 훼손"
- 英 런던, 새 기후금융 이니셔티브로 반전 노려
- ESG 금융 '흔들'…美 대형은행들 탈탄소화 동맹 이탈

미국 트럼프 정부의 파리기후협약 재탈퇴에 이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제동이 걸렸다.

CNN은 2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과학자들의 글로벌 기후변화 보고서 참여를 전면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美, IPCC 보고서 참여 중단…"글로벌 기후과학 협력 훼손"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2029년 보고서 작성에 참여 중이던 미국 정부 과학자들에게 업무 중단을 지시했다. 이로 인해 2월 24~2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IPCC 저자 국제회의의 방향성도 불확실해졌다.

미국 정부가 IPCC 보고서 작성 참여를 중단시켰다. / 임팩트온 
미국 정부가 IPCC 보고서 작성 참여를 중단시켰다. / 임팩트온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이트 캘빈(Kate Calvin) 수석과학자 겸 기후자문관도 이번 조치로 회의 참석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지구관측소(Earth Observatory of Singapore)의 벤자민 호튼 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없이는 IPCC가 실패할 것"이라며 "미국은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며, 더 많은 기후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988년 설립된 IPCC는 지금까지 여섯 차례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해왔다. 블룸버그는 IPCC 보고서가 1995년 "인간이 기후에 식별 가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론을 시작으로, 2007년 "기후시스템 온난화는 명백하다", 2021년에는 "인간의 영향이 대기, 해양, 육지를 온난화시켰다는 것은 명백하다"로 진화해왔다고 전했다.

영국 기후 연구기관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의 2023년 분석에 따르면 IPCC 저자의 약 18%가 미국 출신으로, 2위인 영국의 두 배가 넘는다.

 

英 런던, 새 기후금융 이니셔티브로 반전 노려

미국발 악재 속에서도 영국은 새로운 기후금융 이니셔티브로 탈탄소화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런던 금융가(시티)와 기업, 정책입안자들과 함께 '전환금융위원회(Transition Finance Council, TFC)'를 출범시켰다고 보도했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 출신인 알록 샤르마(Alok Sharma) TFC 의장은 "런던을 전환금융의 중심지로 만들고 글로벌 경제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UN에 제출한 향후 10년간의 배출량 감축 계획에서도 세계 10대 경제국 중 유일하게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ESG 금융 '흔들'…美 대형은행들 탈탄소화 동맹 이탈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권의 기후변화 대응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은행들이 탄소중립은행동맹(Net-Zero Banking Alliance, NZBA)을 잇달아 탈퇴했고, 최근에는 호주 맥쿼리그룹도 이탈을 선언했다.

이는 트럼프의 재집권과 맞물려 미국 공화당이 주도하는 지속가능성·재생에너지 정책 공격이 강화된 영향이다. 보험 부문 기후동맹은 이미 중단됐고, 자산운용업계의 유사 조직도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지속가능금융센터(Centre for Sustainable Finance)의 니나 시가(Nina Seega) 소장은 "기후변화 부정론이 주류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의 대응이 변화하고 있다"며 "모든 기관이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HSBC는 최근 주요 기후목표 달성 시한을 20년 연장했으며, JP모건과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들도 기후금융 그룹에서 잇달아 탈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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