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전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극단적 기상으로 인한 주택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고율의 관세는 보험료 인상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관세로 인한 건축 자재의 가격 상승 → 수리 비용 증가 → 보험료 상승
보험 비교 웹사이트 인슈리파이(Insurify)는 새로운 보고서에서, 올해 말까지 전국 평균 주택 보험료가 8% 상승하여, 주택 가격이 40만달러(약 6억원)인 경우 보험료가 연간 3520달러(약 553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루이지애나, 아이오와, 미네소타 등 일부 주에서는 두 자릿수 인상률이 예상된다.
이번 전망은 관세가 반영되기 전에 이루어졌다. 인슈리파이 보고서 작성자인 매트 브래넌(Matt Brannon)은 관세가 건축 자재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며, 이에 따라 수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보험료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택 건설업체와 계약업체들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베트남 등 관세 대상국들로부터 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브래넌은 “무역 장벽은 건설 산업의 공급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시기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했으며, 당시에도 보험료에 영향이 있었다.
보고서는 “보험사가 보험료로 거둬들이는 수입과 손해로 지급하는 금액 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보험사가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아이오와의 주택 보험사들은 보험료로 벌어들이는 100달러(약 15만원)마다 122달러(약 18만원)를 지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주택 소유자의 95%가 보험료 인상을 경험
미국 주택 보험료는 최근 수년간 빠르게 상승해왔으며, 이는 인플레이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소비자연맹(CFA)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주택 소유자의 평균 보험료는 24% 올랐으며, 주택 소유자의 95%가 보험료 인상을 경험했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 보험료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보험료는 9%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는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처럼 재해 위험으로 잘 알려진 주들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인슈리파이에 따르면, 아이오와에서는 최근 3년간 우박 폭풍이 80% 증가하여 지붕 손상을 야기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토네이도가 131건이 발생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보험료 급등은 소비자들의 여유 소비 여력도 갉아먹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ESG 기후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존 스티븐슨(Andrew John Stevenson)은 “전국적으로 주택 보험료가 가계 지출에서 식비와 주거비를 제외한 비필수 항목 예산의 최대 4.6%를 잠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슈리파이는 주택 보험 손해율과 그 다음 해 보험료 인상 간의 과거 관계를 바탕으로 보험료 변화를 추정했다. 분석에는 캘리포니아 산불에 따른 손해 데이터는 포함되었지만, 최근 중서부 지역의 폭풍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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