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2025년 연방 예산에 탄소제거(CDR) 기술을 처음으로 포함시키며 기후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라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각) 202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기후·인프라 분야에 총 500억 유로 규모의 특별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새 예산안은 오는 9월 연방하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제거(CDR), 독일 연방 예산 첫 진입
CDR 기술이 독일 연방 예산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본헤럴드(Carbon Herald)가 27일(현지시각) 독일의 비영리단체 탄소 제거 협회(DVNE)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예산 규모는 아직 소규모이지만 연구 개발뿐만 아니라 탄소제거 노력의 확대까지 명시적으로 포함한 점이 주목된다.
DVNE는 "이번 CDR 예산 편입이 향후 더 큰 규모의 탄소제거 예산 확보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2026년 예산에서는 CDR에 대한 연방 지원을 더욱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이번 조치는 전 세계 탄소제거 기술 시장에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카본헤럴드는 그동안 탄소제거 산업에서 가장 앞서 있던 미국이 최근 정부의 CDR 프로젝트 지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이 이런 상황에서 탄소제거 기술 분야의 새로운 선도 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실제로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과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CDR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카본헤럴드는 아시아와 캐나다 역시 탄소제거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리고 있어, 향후 어느 지역이 이 분야를 주도하게 될지는 각국의 투자와 정책 지원 노력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기후·전환 펀드 대폭 강화…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산업 녹색전환 지원
이번 예산안은 기후·전환 펀드(KTF) 확대와 에너지 비용 절감 지원을 결합해 산업계의 녹색전환을 촉진하는 전략을 담았다.
독일 재무부가 2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인 KTF를 크게 확대한다. 새로 조성되는 인프라·기후중립 특별기금에서 연간 100억유로(약 16조원)씩 10년간 총 1000억유로(약 158조원)를 KTF에 추가 지원한다.
KTF 강화와 함께 독일 정부는 산업계와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지원책도 마련했다. 24일 클린에너지와이어(Clean Energy Wire)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가스저장 부담금에서 소비자 부담 제외 ▲산업용 전기세 인하 지속 ▲전력망 확충 비용의 정부 부담 확대 등 세 가지 조치가 시행된다.
KTF의 주요 지원 분야는 ▲효율적이고 기후 친화적인 건물 개조 ▲수소경제 확산 ▲친환경 교통수단 ▲산업 전환 등이다. 이를 통해 독일 경제 전반의 녹색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화학산업협회(VCI)는 이번 예산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재조정해 내년 경제 상승세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VCI는 또 "세금과 에너지 가격의 부담을 완화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의 기후정책 싱크탱크 IKMD는 "합의된 특별기금이 교통과 건물 등 기후 행동이 가장 시급한 분야에 사용된다면 독일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가장 비효율적인 건물의 현대화와 전기차의 보급 확대에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 탄소제거 크레딧, 2030년 필요량 1% 못 미쳐...연간 200조원 투입 필요
- 덴마크 정부, 역대 최대 규모로 탄소제거 구매
- MS, 탄소 제거 1800만톤 구매…자발적 시장 최대 규모
- EU 탄소제거 인증체계, "국제기준 미달…기후목표 역행 우려”
- 미국 첫 탄소제거-환경정의 연관성 실증 보고서…“환경 불평등 반복 사례 없어”
- CCUS·탄소상쇄 시장, 2050년까지 수천조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기후 전략의 쌍두마차”
- 독일, 네덜란드와 북해 가스전 공동개발 협정 승인
- EU, 탄소제거 인증체계 추진… 美, IRA 축소 속 민간 투자 위축
- 저풍에 흔들린 독일 에너지 전환…설비 늘었지만 발전량 감소
- ‘톤당 350달러’ 폐기물 기반 CDR…MS, DAC보다 싼 기술에 2조원 투자
- 부미트라, 침입종 관목 매립해 탄소 제거…“VCM 신뢰성 확보·100년 격리 가능”
- 독일, 해상풍력 핵심부품 '영구자석' 중국 의존 낮춘다… 2035년까지 50% 대체 조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