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폐기물 처리 스타트업 볼티드딥(Vaulted Deep)과 12년간 최대 490만톤 규모의 탄소 제거 계약을 체결했다.

트렐리스(구 그린비즈)는 21일(현지시각),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건당 단가 기준 최대 17억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데이터센터 기반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직접공기포집(DAC)보다 저위험·저비용인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사진=볼티드딥

 

슬러리 폐기물 주입 방식…“1그램도 버리지 않는다”

볼티드딥은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종이공장 잔여물, 농업 부산물 등 유기성 폐기물을 슬러리 형태로 가공한 뒤, 이를 지하 수천 피트(약 1500~5000미터) 암반층 아래에 고압으로 주입해 탄소를 장기 격리하는 기술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처음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정수 처리시설에서 발생한 인분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현재는 산업·농업계 유기 폐기물 전반으로 범위를 넓혔다.

슬러리는 고체와 액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로, 기존에는 농지 살포, 매립, 소각 방식으로 처리돼 왔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PFAS(영원한 화학물질)나 병원균 등이 수질로 유입되는 등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볼티드딥은 이 같은 폐기물을 시추기술을 활용해 지하 심부에 밀폐 주입함으로써 미생물 분해를 차단하고 탄소를 장기간 격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탄소 제거 인증기관 아이소메트릭(Isometric)으로부터 ‘10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저장(durable removal)’로 인증받았다.

 

MS·프론티어 실사 통과…저비용 CDR로 시장 확대 기대

이번 계약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12년간 최대 490만톤 규모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이 회사는 탄소 제거 기업 애트모스클리어(AtmosClear)와 675만톤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MS의 에너지·탄소제거 수석 브라이언 마스는 "볼티드딥은 원래 폐기물 처리 기업이었지만, 이 기술을 통해 탄소 제거 기업으로 전환했다"며 "직접공기포집(DAC)보다 초기 투자비가 적고 구조적 리스크도 낮다"고 설명했다.

볼티드딥은 탄소 제거 구매 연합체 프론티어(Frontier)와도 2023~2024년 동안 15만톤 규모의 크레딧을 5800만달러(약 800억원)에 공급한 이력이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MS 계약의 잠정 총액은 최대 17억달러(약 2조24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UC버클리의 다니엘 산체스 교수는 "슬러리 폐기물은 대량으로 발생하지만 재활용 활용도는 낮다"며, "지하 격리는 단순하면서도 비용 효율적이며, 주입 인프라가 인근에 구축된다면 경제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트렐리스는 MS와 프론티어가 수개월간 실사를 거쳐 볼티드딥과 계약을 체결한 점을 강조하며, 해당 기술이 탄소 제거 시장에서 신뢰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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