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엔진넘버원, 캘퍼스(CalPERS) 같은 ESG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대신경제연구소는 7일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및 ESG 관련 Engagement 동향’ 리포트를 발표했다. 대신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국내 기관투자자가 ESG 주주 활동(Engagement)를 잘하기 위해서는 세부실천사항(Engagement Protocol)을 자문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기관투자자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는 기업경영참여 및 주주행동(Corporate Engagement and Shareholder Action)이라는 ESG 투자 전략 중 하나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대신연구소는 특히 기관투자자가 주주가 제안한 안건에 반대하는 것을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봤다. 기관투자자가 주주가 제안한 안건에 반대하면 해당 기업의 비재무정보에 대한 외부 견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은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에 의결권 행사가 늘었다. 201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투자자는 89개사지만, 2021년 정기주총에서 724개 기관으로 대폭 늘어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가 주총 안건에 반대한 비율은 2016년 2.4%이고 2018년 4.6%이다. 2018년 이후 최근 4년간 기관 투자자의 평균 의결권 의안 반대율이 4%인데 주주 제안에 대한 반대율은 29.8%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주)나 한국밸류자산운용(주)를 포함한 10대 대규모 기관투자자들은 2021년 정기 주총 전체 반대안건 행사 중 52.4%를 차지하면서 높은 의결권 행사율을 보였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해당 기관투자자 10개사 중 8개 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한 점을 짚었다. 

국민연금기금은 지난 2020년 중 투자기업과 대화를 진행한 건수는 총 225건으로 전년 149건 대비 51%가 증가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중점관리사안은 ▲배당정책 수립 ▲임원 보수 한도 ▲법령상 위반 우려 ▲지속 반대의결권 ▲정기 ESG 평가가 있다. ESG 평가 부진 기업과 대화는 전년도에 2건에서 5건으로 늘어났다. 

대신연구소는 “국민연금이 ESG와 관련된 구체적인 주주활동(engagement) 절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ESG 주주활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대신연구소는 “국민연금이 ESG와 관련된 구체적인 주주활동(engagement) 절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ESG 주주활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해외 주요 연기금인 CalPERS, NYSCRF와 캐나다 CPPIB는 국민연금기금의 중점관리사안처럼 5개 중점 사안을 채택하고 있다. 5개 사안은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E), 인권을 포함한 사회(S), 이사회 등 지배구조(G)의 ESG 영역 전반을 포괄한다. CalPERS는 ESG 관련 기업의 공시도 중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은 주주활동에서 2020년 기준으로 의결권을 총 6215회 행사했다. 블랙록의 의사 결정권 행사 영역을 보면 이사회(G) 1593건(25.6%) ,환경리스크 및 기회(E) 1260건(20.2%), 인적자본 관리(S) 750건(12.1%)으로 ESG 영역별로 균형있게 행사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해외 기관투자자와 블랙록이 ESG 관련 의사결정권을 균형있게 행사할 수 있는 이유가 참조할 수 있는 원칙과 실천사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ESG 관련 의결권을 행사하고 투자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6개로 구성된 UN의 책임투자원칙(Principle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이다. 원칙 2는 적극적 주주로서 주주권행사 정책과 실행에 ESG 이슈를 반영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UN PRI는 성공적인 주주활동(engagement)를 위한 13가지 세부 실천사항도 제시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국내에서도 해외 연기금이나 블랙록처럼 ESG 주주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ESG 기관투자자가 배출되기 위해서는 UN PRI에서 제시하는 것 같은 구체적인 주주활동 실천사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또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정되고 국민연금기금의 중점 사안에도 ESG가 들어 있는 등 제도적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를 위한 주주활동 실천사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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