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ESG 채권 규모가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은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임팩트 투자 금액이 지난해 7000억 달러(803조 9500억 원) 이상이며, 2019년 5000억 달러(574조 2500억 원)에 비해 약 1.5배 증가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재무 정보 및 분석 기업 S&P글로벌은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이 ESG를 수용하면서 관련 채권 발행액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녹색 채권보다 앞선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의 급성장에 주목했다. 

 

지속가능채권, 전년 대비 66% 증가

무디스는  세계 지속가능성 채권 규모가 올해 8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픽사베이

 

무디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지속가능채권 규모가 올해 8500억 달러(97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2분기 전 세계 지속가능채권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890억 달러(217조원)로 집계됐다. 녹색 채권은 940억(107조원), 사회 채권은 460억(52조원), 지속가능채권은 490억 달러(56조원)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몇 년 간 ESG 채권 발행액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올해 채권 발행 총액이 사상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쿠치탁(Matthew Kuchtyak) 무디스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향후 녹색채권은 4500억 달러(516조원), 사회채권 및 지속가능채권은 약 2000억 달러(229조원) 규모로 발행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모든 기업 발행자들이 자본 시장 활동을 지속가능성 목표와 연계하면서 올해까지 지속가능 채권이 전 세계 부채 발행의 약 8~1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성과 연계된 채권과 대출량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2분기 지속가능채권은 310억 달러(35조원)를 기록했으며, 올해 1000억 달러(114조원)를 넘어 지속가능 채권 발행이 1조 달러(1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은 상반기 1220억 달러(140조원)로 증가한 반면 녹색 채권은 증가폭이 190억 달러(21조원)에 그쳤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넷제로 목표, 기후 정책 등에 따라 ESG 기준에 부합하는 글로벌 투자 자산이 2025년까지 53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연계대출 3500억 달러, 녹색 대출 2020억 달러

미국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규모가 녹색 대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S&P글로벌
미국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규모가 녹색 대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S&P글로벌

 

미국 지속가능성 연계대출 규모가 녹색대출과 채권을 크게 앞질렀다.

S&P 글로벌은 이에 대해 "녹색사업 자금조달에 활용해야 하는 녹색채권과 달리 지속가능성연계대출은 수익금 사용 방식에 제한이 없어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중견기업까지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 대출은  2020년 전체 발행액 1970억 달러(226조원)에 비해 상반기에는 3500억 달러(401조원)에 달했다. 반면 녹색 대출의 공급은 올 상반기 2020억 달러(235조원)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HSBC 홀딩스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상품을 확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매립지 폐기물 전환, 용수 사용량 감소 등 사회ㆍ다양성 지표와 연계된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P 글로벌은 은행 및 금융기관이 임팩트 금융 관련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에 따라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이 급성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의 자금조달은 은행 주주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대출을 실행한 대출기관들은 정부, 감독기관 및 환경단체의 조사도 받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바클레이즈 PLC, JP모건 체이스, 중국산업은행 등 25개 은행들은 대출 이자 및 수수료를 단기 순탄소 발자국 감축 목표 대비 진행 상황과 연계했다.

이탈리아 석유회사 에니(Eni)는 최근 다양한 투자 자금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통합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연계 금융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Total)도 지난 2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면서 측정 가능한 ESG 목표와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로펌 링클래터스(Linklaters) 앤드류 스탠필드(Andrew Stanfield) 변호사는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원칙은 투자 투명성과 핵심 성과 지표(KPI)를 정교하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성 대출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로 대출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투자 조건을 장기적으로 충족하려면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한 독립적인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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