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탄소중립 로드맵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이를 둘러싼 대응도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9일(현지시각) COP26에서 포드와 볼보 등 6개 기업은 ‘2040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볼보는 100달러가 넘는 내부 탄소가격(carbon pricing)을 책정하는 반면, 폭스바겐은 독일 그린피스로부터 법정 소송을 제기당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포드와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를 포함한 6개사가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서약서에 서명하기로 한 기업은 포드, GM,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 중국 BYD, 재규어 랜드로버 등이다. ‘글래스고 자동차&밴 탄소제로 선언(Glasgow Declaration Zero Emission Cars and Vans)’라고 불리는 이 협약은 2040년까지 모든 모든 신형 승용차와 밴을 탄소배출 없는 차량으로 만들겠다는 서약인데, 영국정부는 뉴질랜드, 폴란드 등 4개국도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 선언에는 수백 곳의 시와 지역당국도 참여했다.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등 개별주는 물론 댈러스, 애틀랜타, 시애틀 등 도시들은 협정을 지지했지만 미국 자체는 협정에 불참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4개사가 이 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면서, 폭스바겐, 도요타, 르노-닛산 동맹, 현대-기아차 등 4개 회사를 꼭 집어 보도했다. 이외에 스텔란티스, 혼다, BMW 등도 참여하지 않았다.
폭스바겐, 독일 그린피스로부터 기후 대처 소홀로 법정 소송
같은 날 폭스바겐의 소송 소식이 들려왔다. 독일 그린피스와 20세의 환경운동가 클라라 메이어는 9일(현지시각) 폭스바겐을 독일 법정에 고소했다고 로이터 등 현지언론이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소송에 앞서 지난 8주 동안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적어도 65%까지 줄이라”고 요구해왔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요구를 공식 거부했다. 대변인은 당시 “폭스바겐은 기후 보호와 운송부문의 탈탄소화를 지지하지만, 적절한 조치를 설계하는 일은 의회의 몫이며 앞선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은 커다란 책임을 둘러싼 정의로운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9월말에는 BMW와 다임러 또한 NGO 도이체 움웰틸프((Deutsche Umwelthilfe)로부터 비슷한 소송을 당했다. 이들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지난해 네덜란드 법정의 로얄더치쉘에 대한 판결이 롤모델이 된 이후 소송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 법정은 로얄더치쉘의 기후 조치가 시민에 대한 ‘주의 의무(duty of care)’를 위반했다고 보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민간 기업에게 기후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최초의 판결이다.
볼보, 100달러 넘는 내부 탄소가격 책정
한편, 볼보는 1톤당 116.30달러(13만7000원) 라는 내부 탄소가격을 책정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 가격은 현재 EU 배출권거래제에서 거래되는 탄소가격(60-70유로)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볼보는 2040년까지 기후중립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전체 사업장에서 이러한 내부 탄소가격을 책정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다.
볼보 측은 “앞으로 모든 신차 프로젝트는 훨씬 더 높은 정부의 탄소가격에도 수익을 내기 위해 차량의 수명기간 내내 탄소가격이 할당되도록 하는 ‘지속가능성 센스체크’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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