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더리움 홈페이지
사진은 이더리움 홈페이지

유명한 암호화폐 중 하나인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이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곧 있을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월초 미국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감독조사 소위원회는 암호화폐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준비한 적 있다.

당시 전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대행 브라이언 브룩스(Brian Brooks)는 청문회 서면 증언을 통해 “금을 포함한 전통적인 자산의 경우 채굴 작업시 비트코인 채굴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높은 에너지 사용은 일부 투자자와 환경론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이더리움에서 한 번의 거래에는 미국 가정 평균 일주일 만에 사용하는 만큼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세계 2위의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매년 칠레의 전력 소비량에 버금가는 78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이더리움의 에너지 절약 업그레이드는 세계 최고의 블록체인이 되기 위한 경쟁에서 큰 진전을 의미한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과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등 분산형 금융의 세계에서 다양한 기능을 위한 선택 블록체인이 됐다. 

이더리움 지지자들은 이 기술이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자 없이도 암호화폐 토큰 형태로 돈과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토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곧 있을 이더리움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해 지지자들은 이 기술의 사용을 확대하고 이더 토큰의 가격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머지(merge)'로 알려진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의 거래가 발생하고 이더 토큰이 생성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네트워크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단체인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이 새로운 시스템은 99.95%의 에너지를 덜 소비할 것이라고 한다.

업그레이드의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시기는 이전에 여러 번 연기됐는데, 이더리움 재단은 9월 10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한다면 이더리움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컴퓨터가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풀어 거래를 검증하는 '작업 증명(proof of work)' 시스템에서 개인과 기업이 새로운 토큰을 얻기 위해 에테르를 담보로 검증자 역할을 하는 '지분 증명(proof of stake)' 프로토콜로 전환하게 된다.

데이터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로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약 279조원)에 달한다.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 자료에 따르면,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하루 100만~150만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비트코인은 20만~30만 건이라고 한다. 

올해 초 금융시장의 광범위한 침체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이탈로 이어지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번 합병(업그레이드)를 앞두고 6월 말 이후 약 65%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거의 변화가 없다.

제임스 말콤(James Malcolm) UBS FX전략실장은 "이번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에 대한 전반적인 진화 계획에서 매우 중요한 발전"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번 머지 이벤트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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