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심심찮게 보이는 전기차에 이어, 전기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는 날이 멀지 않은 것일까. 친환경미디어 '그린비즈'는 올해 주목받는 6개 전기비행기 업체를 선정했다. 이 업체들은 전기비행기 개발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곳들이다. 

 

에어플로우사의 전기비행기
에어플로우사의 전기비행기

에어플로우(Airflow)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에어플로우는 중단거리 화물과 여객용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다. 에어플로우가 만드는 비행기는 900킬로그램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데 조종사가 한 명만 있으면 된다. 앞으로는 완전 자동화된 화물운송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단거리 이착륙이 가능한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거대 다국적 기업 하니웰(Honeywell)은 최근 에어플로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원하고 있다. 하니웰은 단거리 이착륙 전기비행기가 승객이나 중단거리 화물 수송뿐만 아니라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베타 테크놀로지스의 전기비행기
베타 테크놀로지스의 전기비행기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

미국 버몬트에서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베타 테크놀로지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화물운송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4억5000만 달러(5402억원)의 펀드를 투자받았는데 투자자 중에는 아마존도 있다.

베타 테크놀로지는 1년 이내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시험비행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스타트업은 전기비행기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고 급속충전이 가능한 충전소를 만들고 있다. 이 충전소는 전기비행기 뿐만 아니라 모든 전기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의 시뮬레이션 장비 제조업체 CAE와 협력해서 전기 수직이착륙기 조종사를 위한 시뮬레이션 장비를 만들고 있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조립공장 내부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조립공장 내부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스웨덴의 스타트업으로 현재 19인승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비행기는 400킬로미터를 날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은 ES-19라는 대표모델을 개발했고 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과 상업비행기 지주회사인 메사 에어 그룹(Mesa Air Group)이 200대를 주문했다.

작년 여름 이 스타트업은 3500만달러(420억원)의 펀딩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빌 게이츠와 유나이티드 항공도 참여했다. 테크크런치의 보도에 의하면, 추가로 100대의 주문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비행기 구조에 가까운 비행기를 만들어서 인증을 받고 상용화하려고 하고 있다. 하트 에이로스페이스는 지금까지 3700만 달러(444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는데 2026년까지 첫번째 상용화된 비행기를 납품하려고 한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진의 수소기술은 수직이착륙 비행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진의 수소기술은 수직이착륙 비행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진(Universal Hydrogen)

유니버설 하이드로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기업인데, 수소로 전기비행기를 띄우는 기술을 개발했다. 모듈화된 캡슐 기술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기존의 비행기에 장착해서 수소로 만든 전기로 비행기를 날릴 수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비행기뿐만 아니라 수직이착륙 비행기에도 장착할 수 있어서 활용범위가 넓은 점이 특징이다.

작년 12월 유니버설 하이드로진은 커넥트 에어라인스라는 스타트업 항공사와 협력해서 미국 최초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항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라이트 일렉트릭의 첫번째 대형 전기 상업용 비행기 라이트 스피릿
라이트 일렉트릭의 첫번째 대형 전기 상업용 비행기 라이트 스피릿

라이트 일렉트릭(Wright Electric)

2016년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라이트 일렉트릭(Wright Electric)'은 대형 상업용 비행기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 여객기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BAe) 146를 기본으로 해서 승객 100명을 싣고 1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여객기를 2026년까지 개발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는 승객 186명을 싣고 1280킬로미터를 날 수 있는 전기비행기를 개발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전기모터, 고주파 인버터와 다양하게 장착할 수 있는 추진장치 또한 개발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에너지부(the U.S. Department of Energy), 미국 공군 등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제로에이비아의 전기여객기
제로에이비아의 전기여객기

제로에이비아(ZeroAvia)

작년에 3500만 달러(42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제로에이비아는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되었지만 2020년 영국으로 회사를 옮겼다. 이 회사 역시 수소를 사용한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6인승 시제기를 35회 테스트했다. 올해에는 10-20인승 시제기로 처녀 비행한다. 알라스카 에어라인스(Alaska Airlines), ASL에이비에이션 홀딩스(Aviation Holdings), 미츠비시중공업 등과 같은 유명기업들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소-전기 엔진과 기타 프로그램에 대해서 460건 이상의 약속을 받아놓은 상태다. 

 

전기비행기의 전망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항공기가 내품는 온실가스는 1980년대 중반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구 전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2.5%를 차지한다. 항공기의 탄소중립 이슈가 커질수록, 전기비행기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흔히 전기비행기의 역사가 최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기비행기는 이미 19세기에 첫 비행을 성공했다. 1884년 프랑스에서 전기비행선 ‘라 프랑스(La France)’가 시속 23Km로 날았다. 그러나 가솔린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등장하자 전기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전기비행기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기존의 화석연료 항공기는 비행을 하면 할수록 연료를 소모하므로 비행기가 가벼워져 경제적이지만, 전기비행기는 이륙 때부터 착륙 때까지 배터리의 무게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또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려면 배터리의 용량이 커져야 하고 용량이 커지면 배터리의 무게도 증가하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기존의 화석연료 엔진과 전기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비행기도 등장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전기비행기는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비행기 객실에 들리는 소음도 기존 비행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비행기 자체의 가격도 기존보다 10% 정도 저렴하다. 또한 국제유가가 변동함에 따라 비용이 인상하는 기존 화석연료 비행기와 달리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다. 

항공기 여행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전기비행기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UP파트너스는 전기비행기 업체들에게 2억3000만 달러(2700억원)를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츠앤드마켓츠에 의하면, 전기비행기에 대한 전 세계 시장은 2030년까지 277억 달러(3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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