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항공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에 대한 새로운 세금 공제를 재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픽사베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항공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에 대한 새로운 세금 공제를 재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픽사베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항공산업의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SAF)에 대한 새로운 세금 공제를 재추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폐기물과 식물성 기름으로 생산한 저탄소 제트연료에 대한 세금 혜택을 2조 달러(2452조원) 규모의 복지·기후 예산안에 묶어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부채 급등과 인플레이션 악화 등의 이유로 예산안은 의회에 계류 중이다. 

2050년까지 항공산업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세금 혜택이 SAF 경쟁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예산안을 재추진한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바이오 연료가 항공산업의 탈탄소화의 핵심”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탄소배출) 감축에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SAF 세금 공제 재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사탕수수 등을 활용하여 생산되는 SAF는 탈탄소 측면에서 친환경 원료로 불리지만 화석연료 기반의 항공연료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 가량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성을 보장받음에도 SAF 사용량은 전세계적으로 미미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연간 약 2000억리터에 달하는 전세계 항공연료 수요 가운데 SAF가 차지하는 비중은 0.05%에 불과하다.  

값비싼 SAF 때문에 사용이 확대되지 않는다고 보고, 바이든 행정부는 세금 공제라는 인센티브를 꺼내든 것이다. 그런데, SAF 사용 확대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접근하는 방식은 유럽연합(EU)과 차이가 있다.

SAF의 세금 공제를 재추진한다는 발표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SAF를 포함한 바이오 연료를 기존 항공 연료에 섞는 것이 아닌 100%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항공운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기존 항공유에 SAF의 혼합사용 의무를 EU발 모든 항공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C는 2025년 SAF의 혼합비율을 2%로 의무화하기 시작해 2040년에는 32%, 2052년에는 63%로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에 SAF를 혼합해 탄소배출을 감축하겠다는 EU와 달리 미국은 혼합하지 않고 100% SAF만을 가지고 항공산업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100% SAF 사용의 목표치와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SAF 세금 공제라는 인센티브를 적용해 목표를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10일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65%를 SAF를 활용해 감축해 나가겠다고 의결했다. 앞서, 유엔(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이를 초과한 항공사는 탄소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offset)하도록 하는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지난해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CORSIA는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하고 있지만, 2027년부터는 의무화된다.

국제기구를 비롯해 주요국가에서 SAF 의무화가 확대되면서, 항공업계 또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30년까지 SAF 사용률을 10%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한 델타항공은 최근 바이오연료 제조기업 지보(Gevo)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델타항공은 2026년 하반기부터 7년간 약 2억8300만 리터(ℓ)의 SAF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또 지난달 25일, 프랑스 에어버스(airbus)는 SAF로 항공기를 세시간 동안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 사용된 여객기 A380은 2층 구조의 초대형 항공기다. 성공을 토대로, 에어버스는 10년 안에 SAF 비행 인증을 받아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SAF 사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 항공연료(SAF)를 혼합 사용해 시카고~인천 구간을 한 차례 운행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 현지 정유사와 SAF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파리~인천 노선에 SAF를 1%가량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