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탄소중립(0)를 선언한 다국적 식음료업체인 네슬레가 수익 창출까지 고려한 '목표 실현을 위한 투자계획'을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네슬레의 투자계획은 향후 5년간 36억달러(3조9000억원)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2030년까지 자사의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고,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금은 자금운영 효율화와 경영구조 개선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2025년까지 전 세계 800개에 달하는 지사에서 100% 재생가능한 전력을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측정하여 보고할 수 있도록 외부 인증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네슬레는 탄소중립 목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수익 창출도 고려하여 투자를 시행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네슬레는 공급망의 친환경 전환을 통해 수익 창출까지 연결시킬 계획을 밝혔다. 한 예로, 자사의 브랜드인 킷캣(KitKat)과 네스카페(Nescafe)는 원자재 생산 농가와 공급업자들과 협력해 토양회복 등의 재생농업을 구축해, 친환경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날로 증가하면서, 공급망 단계부터 친환경적인 제품을 출시할 경우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네슬레는 전망했다.
또 네슬레 미국 지사는 커피크리머 포장을 2022년까지 100% 재생가능한 포장재로 바꾸고, 식물성 식품 생산라인인 스위트얼스(Sweet Earth)를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화로 만드는 등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 움직임에 빠르게 발맞춰나갈 계획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기술 유출의 우려로 해외 이전에 소극적이었던 소니(SONY)가 최근 일본 정부에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없다면 일본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항의해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각), 일본 기후변동 이니셔티브(JCI)의 대표 회원사로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장과의 면담에 참여한 요시다 겐이치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의 미온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가 일본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일본을 떠나겠다는 초강수까지 두게 된 이유는 애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니의 협력사인 애플과 페이스북 등이 탄소중립 목표를 잇달아 발표하고 공급업체와 협력사까지 탄소배출 저감을 요구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니가 부품을 공급하는 애플이 2030년까지 자사 제품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7월에 발표함과 더불어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목표 시점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가입이 소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니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자사 생산시설의 전력을 재생가능한 전력으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자사 모든 제품과 기업 활동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목표를 기반으로 소니의 유럽과 중국 생산시설은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전환되었으며, 북미 지역의 경우 2030년까지 전환을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 생산시설이 탄소중립 달성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재생에너지 이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니는 일본 정부에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구매 환경을 쉽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보장이 충분치 않을 경우 일본을 떠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최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18년 기준인 17%에서 2030년 24%까지 일본의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증대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소니를 포함한 JCI측은 목표치가 2030년까지 40% 이상을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와 기업 간의 재생에너지 이용률에 대한 목표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소니가 어떠한 태도를 취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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