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금융그룹 HSBC가 세계 최초로 생물다양성 벤치마크 지수를 새롭게 론칭했다. 23일(현지시각) 출시된 지수의 이름은 ‘유로넥스트 ESG 생물다양성 스크린지수(Euronext ESG Biodiversity Screened Index)’.
이 지수 개발에는 생물다양성에 관심 있는 투자기관들이 모두 모였다. 악사(AXA) 자산운용이 소유하고 있는 ESG핀테크인 ‘아이스버그 데이터 랩(Iceberg Data Lab)’과 유럽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Euronext), 낙티시스(Natixis)와 계열사인 미로바(Mirova)자산운용, 시에나(Sienna) 자산운용, 지수사업자 솔액티브(Solactiv) 등이 협업을 통해 지수를 개발했다고 블룸버그와 RI 등은 밝혔다. 특히 아이스버그는 최근 몇 년동안 투자자들과 함게 생물다양성을 위한 다양한 데이터와 평가도구를 개발해왔다고 한다.
이번 지수에는 메인스트림의 글로벌 및 유로넥스트 벤치마크와 함께 ESG 전문 평가데이터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의 데이터, 아이스버그의 생물다양성 데이터가 함께 사용됐다고 RI는 밝혔다. 무기나 담배, 석탄 추출 등과 관련된 논란 기업들은 배제된다. HSBC 대변인은 이번 지수에 어떤 기업이 포함돼있느냐는 RI측 질문에 “구글(알파벳)과 월트 디즈니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구글 알파벳, 월트 디즈니 등이 포트폴리오에 포함
사실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에 관한 주요 지표도 없고, 평가도구도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지수 출시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HSBC 대변인 또한 평가가 쉽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2023년까지 TNFD가 기업의 생물다양성 발자국을 더 많이 공개하고 자연자본 리스크를 공시하는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올초 만들어진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NFD)’는 기후변화의 TCFD를 본뜬 생물다양성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HSBC 또한 TNFD의 창립 멤버 중 하나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HSBC의 글로벌 ESG 부문 공동책임자인 패트릭 콘다르쟌(Patrick Kondarjian)은 “생물다양성으로 이어지는 투자자의 인식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며 “생물다양성이 기후 변화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핵심적인 방어막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HSBC는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비롯한 구조화된 금융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지수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지난해 8월 기후변화 전문 전문 투자회사인 ‘폴리네이션(Pollination)’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물과 토양, 공기 등의 ‘자연자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HSBC 폴리네이션 기후자산운용사’는 이들은 창립 당시 “지속가능한 임업, 재생농업, 수자원 공급 개선, 바이오 연료, 해양 생태계의 블루탄소 포획 등이 주된 관심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HSBC 폴리네이션 기후자산운용사는 올해초 롬바르드 오디에(Lombard Odier), 미로바(Mirova) 자산운용 등과 함께 ‘자연자본 투자동맹(Natural Capital Investment Alliance)’을 형성하고, 2022년까지 100억 달러를 모아 생물다양성 분야 투자를 확대할 뜻을 밝혔다.
BNP파리바, 시멘트회사 시멕스 채석장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출
FT에 따르면, 이제 은행들도 지속가능성 연계대출에 자연기반 목표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BNP파리바는 멕시코의 시멘트회사인 시멕스(Cemex) 채석장 현장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주변의 건조지역 용수 사용량을 개선하기 위한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로바 자산운용 또한 5억 유로(6700억원)의 자연자본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펀드의 3분의 1은 탄소상쇄 프로젝트와 연계돼있고 나머지는 지속가능한 상품 생산을 위한 대출, 플라스틱 오염과 지속가능한 어업 분야의 기업에 대한 주식형 투자가 차지하고 있다.
한편, 자연자본과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은 유엔이 온실가스를 막는 것만이 유일한 초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면서 커다란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다. 2020년 캠브리지대 파르타 다스굽타(Partha Dasqupta) 교수의 ‘생물다양성에 관한 경제학 보고서’가 발간되면서, 자연 파괴와 연관된 재무적인 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됐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야생동물은 지난 50년 동안 평균 3분의 2 가량이 감소했고, 최대 100만종에 이르는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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