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진행 중인 셰브론(Chevron)의 탄소 포획 및 저장 프로젝트가 3년간 낮은 목표량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는 연간 4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매장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작년에 절반을 조금 넘는 210만 톤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셰브론은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에 있다.
목표량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고르곤 CCS 프로젝트
지난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셰브론 호주 한 고위 임원의 말을 빌어 "고르곤(gorgon) 탄소 포획 및 저장(CCS)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거의 3년이 되었지만 목표량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라며 "회사는 운송 및 발전 계획과 관련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고르곤 탄소 포획 및 저장 프로젝트가 속한 ‘고르곤 프로젝트’ 는 31억 호주 달러(한화 약 2조 7690억원)가 투여된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프로젝트다. 하루 평균 21억 입방피트(ft3, 세제곱 피트)와 1만5000배럴의 응축수를 생산한다.
고르곤 CCS는 연간 4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도록 설계됐다. 예정보다 3년 늦은 2019년 8월 CO2 주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5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했지만 작년에 겨우 210만톤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의 배기가스를 매장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고 서호주 정부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라는 강요를 받았다.
코리 저드(Kory Judd) 셰브론 호주 운영부장은 "CCS 시스템이 설계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전했다. "셰브론은 저수지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법과 동시에 저수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지 방법을 배우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셰브론, 모자란 탄소 포집 양은 탄소 상쇄권으로 처리
지난 11월, 고르곤 CCS 프로젝트는 5년 전 LNG 공장이 가동된 이후 계획보다 훨씬 적은 이산화탄소를 매장했다는 이유로 호주 서부의 제재를 받았다.이에 셰브론은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파트너들과 함께 탄소 포획 및 저장(CCS) 5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벌금으로 523만 톤의 탄소 크레딧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셰브론은 엑손모빌, 로얄더치셸을 포함한 고르곤의 파트너들과 나눠 부담하기로 했으나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호주 탄소 배출권은 셰브론이 상쇄권을 매입하던 지난 1월 기준 톤당 최고 57호주 달러(한화 약 5만원)까지 치솟았다며 그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억 5000만 호주 달러 (한화 약 2232억 67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상쇄가 호주 시장에서 매입된 것은 아니다.
셰브론은 "호주산 탄소배출권(ACCU)의 공급이 부족해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국제적으로 검증된 다른 탄소배출권과 상쇄 효과도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적은 탄소 포집 양에도 불구하고 CCS를 포기할 수 없다는 셰브론
셰브론은 서호주 해안에서 고르곤 CCS프로젝트가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주와 다른 지역에서 CCS 를 지속할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남아시아 BP, 인도네시아의 페르타미나(Pertamina),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Petronas)와 CCS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와는 지난 12일 파트너십을 맺고 탄소 포집 및 저장(CCS) 및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을 개발하기로 했다. 저드 운영부장은 "CCS를 이루지 않고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2050년 포부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며 이같은 개발 이유에 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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