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리스크(RepRisk) 보고서 발표, 데이터로 ESG위험 찾는다

렙리스크의 그린워싱 관련 보고서. 데이터를 통해 그린워싱의 양상과 추이 등을 살폈다./RepRisk
렙리스크의 그린워싱 관련 보고서. 데이터를 통해 그린워싱의 양상과 추이 등을 살폈다./RepRisk

ESG데이터 기반 그린워싱 관련 보고서가 렙리스크(RepRisk)를 통해 지난 14일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ESG 위험에 대한 오보와 축소는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로 전환하기 위한 능력에도 위협이 된다.

지속가능성의 주장 이면에 있는 진실을 판단하려면 투자자와 소비자는 세부적인 데이터를 접하고 조치를 평가하는 등 상당한 연구를 해야 한다. 의미있는 데이터를 식별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지금의 ESG 등급은 종종 근본적인 위험을 감추기도 하는데,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마다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ESG에 대한 아웃사이드인(outside-in approach) 방식의 접근은 어떻게 투자자가 포트폴리오 내 그린워싱 기업을 특정하는 데에 도움을 줄까? 렙리스크는 이번 보고서에서 그린워싱 위험에 관해 과거 추세를 검토하고 기후 로비 및 기후 보상, 두 가지 측면에서 그린워싱을 살펴봤다.

 

그린워싱 찾아내는 ESG 데이터의 역할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는 그린워싱의 대상이 되고 있고, ESG 위기 데이터에선 각 분야의 기후행동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분석한다.

렙리스크에선 ESG 이슈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린워싱을 포착한다. 기업이 환경 이슈로 관계자를 기만할 때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한다. 환경 영향에 대해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 캠페인을 비판하고, 기업의 계획을 과대평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기후 약속에 반대되는 조치의 보도가 그 사례다. 

기업이 가진 위험을 중심으로 공공 데이터와 투자자를 분석해 기업의 평가 정보를 알리는 것이다. 10년간의 친환경 데이터로 살펴본 지역ㆍ부문별 모습은 어떨까? 2007년부터 수집한 ESG 데이터를 통해 렙리스크는 ESG 산업 성장과 함께 발생하는 문제가 진화하는 것에 주목한다. 그린워싱 관련 지난 10년간의 데이터(2012-2022)를 검토한 결과 렙리스크는 사건의 수, 지역, 주제 및 부문의 변화를 짚어냈다. 

 

유럽ㆍ 아메리카 지역, 환경 이슈 관련 위험 증가세

연도별로 환경 정책 및 오도 관련 ESG 사고가 하나 이상 발생한 단체의 수를 표로 나타냈다./RepRisk
연도별로 환경 정책 및 오도 관련 ESG 사고가 하나 이상 발생한 단체의 수를 표로 나타냈다./RepRisk

2015년 파리협약 체결 전후로 그린워싱이 증가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집중됐다. 2021년 유럽과 아메리카 지역에서 특히 비판이 일었다. 보도에 힘이 실리지 않은 탓이 컸다. 잘 알려지지 않은 비영리 단체의 비판이나 지역 신문에 의한 소송 보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폭증했지만, 여타 환경 주제의 비율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후 관련 문제 중 온실가스 배출, 지구 오염 부문의 비중만 증가하는 모습이다./RepRisk
기후 관련 문제 중 온실가스 배출, 지구 오염 부문의 비중만 증가하는 모습이다./RepRisk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 온실가스 배출, 지구 오염 문제는 그린워싱의 주요 대상이 됐다. 지난 2년 동안 기후 관련 ESG 사고 5건 중 약 1건이 오도에 관한 것으로 나타났고, 식음료 부문에선 3건 중 1건 수준이다. 

렙리스크의 ESG 연구 책임자인 테스 듀리(Tess Dury)는 지속가능금융 공시 규제(SFDR)와 유럽연합(EU)의 규제를 근거로 입장을 밝혔다. 듀리는 “EU와 북미(SFDR, EU Taxonomy)의 규제 계획에 따라 기업은 탄소배출 감축 목표와 기후정책 및 정보 공개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주류 미디어에서 면밀히 검토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렙리스크 조사에도 반영한다"고 밝혔다.

듀리는 "그린워싱이 발생하기 전에 비판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은행이 친환경 보증 정책을 부적절하게 시행하는 경우나 공시에 대한 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그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린워싱 관련된 부문별 변동 내역은?

렙리스크는 지난 5년간 그린워싱이 유행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검토한 자료도 제시했다. 기후 변화, 온실가스 배출 및 전 세계 오염을 둘러싼 오도와 관련한 ESG 관련 사건을 토대로 한다.

그린워싱으로 비판받는 부문은 점점 세분화 되고 있다. 그린워싱은 특정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RepRisk
그린워싱으로 비판받는 부문은 점점 세분화 되고 있다. 그린워싱은 특정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RepRisk

시간이 지나면서 그린워싱으로 비판받은 부문은 점점 세분화 되는 양상을 보인다. 산업 전반에서 설명할 책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렙리스크는 ESG 관련 사건 28개와 토픽 태그(Topic Tag) 73개의 포괄적인 목록으로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을 살폈다. 로비 활동을 살펴보면 기업의 환경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로비는 대중의 눈을 피하고 보고서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 기업이 기후 또는 탄소배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친환경 마케팅에도 관여한다. 기후 로비에 관한 세계 표준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렙리스크는 자체적으로 지표인 렙리스크 위반 지수(Reprisk Violator Index)로 분석을 진행했다. 렙리스크 위반 지수는 사용자가 환경 문제와 관련된 기업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행렬이다. 특히 기후 로비에 관여하는 기업들의 위험을 분석했다. 아래 표는 환경 관련 문제와 연관된 기업과 로비 참여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환경 관련 문제와 연관된 11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 2년간 기후 로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석연료 기업의 로비가 전반적으로 많은 모습이다./RepRisk
화석연료 기업의 로비가 전반적으로 많은 모습이다./RepRisk

표에 따르면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의 로비가 많은 경향이 나타난다. 항공사의 로비스트는 낮은 수준의 기후 위험 노출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탄소 집약적 운송은 기술 발전과 함께 필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기업은 혁신을 약속하지만 실제로는 진전이 더디다. 

은행 및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는 로비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금융 정책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품 및 음료 부문에서는 유축농업(작물재배와 가축사육을 결합한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차단하려는 경우가 있다. 

 

장기적인 문제에 단기적인 해결책

그린워싱을 살펴볼 때 중요한 지점은 ‘상쇄’다. 온실가스 배출 대신 다른 영역에서 보상하는 경제적 수단을 제공하는 경우다. 기업은 탄소배출, 생물 다양성과 물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하는 양상을 보인다. ‘상쇄 방식’은 단기적 해결책으로 사용된다.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신 몇 년 후 공동체 이전, 비토종 나무 도입, 벌목 등의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연구와 규제 없이 ‘상쇄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없고, 기업이 탄소 발자국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일으킨다. 연구자들은 파리협약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렙리스크는 지난 5년간 탄소 상쇄 프로그램(탄소 오프셋 구매, 탄소 포획 및 기후 보상)과 오도 관련 사례를 검토했다. 은행 및 금융권의 경우, 탄소배출권 상쇄사업 자금조달자가 산림녹화용 토지를 취득하기 위해 지역사회를 퇴거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식음료 기업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상쇄를 위해 비효율적으로 나무를 심은 한 패스트푸드 기업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석유와 가스산업의 경우, 배출량을 과장하고 탄소세 납부를 피하고자 탄소 오프셋을 구매한 연료공급 기업이 있었다.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수력발전소에서 탄소 오프셋을 구입한 수송 프로젝트가 있었다. 여행 및 항공사와 관련, 규제 당국은 한 항공사의 탄소배출이 없다는 주장을 비판한 사례가 있었다. 

올바른 ESG를 구축하는 작업은 어렵다. 탄소 오프셋 관련 문제는 복잡하고 이를 이용한 그린워싱이 성행한다. 그린워싱은 노골적인 거짓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부정적인 요소를 감추기 위해 다른 계획에 조명을 비추고, 주요한 정보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한다. 

렙리스크는 "ESG 분석에는 데이터와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기업의 평판, 규정 준수, 재정적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체계적으로 식별, 평가, 모니터링 및 정량화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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