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탄소오프셋 유지하려면… 효과 및 투명성 제고 방안 제시해야
PwC에서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이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탄소오프셋 비용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PwC는 기업들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배출량 감축 방식에도 일부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탄소오프셋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PwC가 지난달 발표한 ‘넷제로 전환을 향한 고품질 탄소오프셋의 과제(the challenge of accessing high quality carbon offsets as part of the net zero transition)’에선 지난해 FTSE 350개 기업들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한 탄소오프셋 총액이 약 3800만 파운드(약 615억원)라고 밝혔다.
PwC, '탄소오프셋 비용 급등 전망'…기업 재정 점검해야
한편 PwC는 탄소오프셋 거래 규모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오는 2030년에는 비용이 약 1억3500만 파운드(약 2187억원)까지 약 2.5배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오는 2050년에는 최대 약 3억6500만 파운드(약 5912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PwC는 덧붙였다.
탄소오프셋 거래 규모 자체가보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효과가 부진한 ‘회피성 탄소오프셋’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PwC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탄소오프셋 거래 가운데 약 80%는 삼림 벌채 방치 등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영구적으로 저장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PwC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전에도 기업에서 진행하는 탄소오프셋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은 여럿 존재했다. 지난 3월 스탠포드대학 소셜임팩트리뷰(SSIR)는 탄소오프셋 제도의 악영향이 심각하다며, 산림 주변 원주민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기업의 그린워싱에 이용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항공사에 대한 집단소송도 탄소오프셋과 관련된다. 항공연료 및 항공기 효율화 등 단기간 내 탈탄소화를 진행하기 어려운 업계에서 탄소오프셋을 주로 이용하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미 델타 항공(Delta Air Lines)은 지구온난화 완화에 효과가 미비한 탄소오프셋 프로젝트로 넷제로를 홍보했다는 사실을 두고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기업 대부분 탄소오프셋 비용 공개 안 해'…투자자 신뢰 얻어야
PwC는 기업에서 내놓는 탄소오프셋 관련 공시의 투명성 문제도 지적했다. PwC가 지난해 FTSE350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탄소오프셋에 대해 언급한 기업은 총 118개로 나타났다. 그중 구체적인 탄소오프셋 비용을 밝힌 기업은 19개에 불과했고, 향후 탄소오프셋 비용 인상으로 인한 위험성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7개뿐이라고 PwC는 지적했다.
PwC UK의 지속가능성 파트너인 이안 밀브로(Ian Milborrow)는 “모든 기업들은 넷제로 목표를 위해 진행하는 탄소오프셋 가격이 증가하는 상황을 기업 재정에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탄소오프셋 가격이 올라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 기업들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대부분 기업에서 탄소오프셋에 지출한 비용을 공개하지 않는 등 투명성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 투자자들은 기업의 넷제로 계획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PwC는 분석했다.
PwC는 향후 탄소오프셋 가격 상승할 시 기업의 대응방안으로 ▲장기 구매계약 체결 ▲기업 내부에서의 적정 탄소 가격 계산법 개발 ▲탄소오프셋 이외의 탈탄소화 방안에 대한 투자 등을 제시했다.
탄소오프셋 비용에 대한 투명성 확보 문제에 대해 PwC UK 지속가능성 파트너인 이안 밀브로는 “기업에서 연간실적 및 지속가능성 공시를 통해 최대한 탄소오프셋 관련 내용을 공개해야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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