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식량원 투자, 식량 낭비 감축 방안,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

식품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3 가량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FAO
식품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3 가량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FAO

식량 시스템은 전 세계의 국가가 겪고 있는 자연 파괴, 생물 다양성 상실, 빈곤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 식량 문제 해결책으로 ‘식품 순환 시스템’을 지난 25일 그린비즈가 소개했다.

식량 순환 시스템은 세계무역 정책을 바탕으로 국가 간 식량 불균형을 해결한다는 접근법이다. 식량 순환으로 환경친화적 식량원을 개발하고 식량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등 식품 부문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전 세계 온실가스(GHG) 총배출량의 약 3분의 1은 식품 부문에서 발생한다. 최근 FAO(Food and Ag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의 연구에 따르면, 비료 제조, 식품 가공, 포장, 운송, 식품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GHG 배출량은 1990년과 2019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 쓰레기 매립지 내 음식물의 부패는 메탄의 중요한 배출물로 나타난다. 메탄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약 28~34배에 달한다. 식품 산업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폐기물 처리 방안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생물 다양성 측면에도 식품 산업은 영향을 미친다. 식량 생산을 위해 숲, 습지, 초원을 개간하면서 자연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서식지의 파괴는 생물 다양성 손실로 이어진다. 메릴랜드 대학(University of Maryland)과 WRI(World Resources Institute)의 연구에 따르면, 약 2억5200만 에이커의 토지가 21세기 초부터 농업용으로 전환됐다. 그중 절반인 약 1억 3100만 에이커는 아프리카에 있다. 농업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은 토양 및 수자원의 오염을 일으킨다. 농업에 유익한 꽃가루 매개자를 포함한 생물 다양성이 저해되면 식량 시스템의 지속가능성도 위험에 처한다. 

식량의 불균형도 식품 시스템의 문제로 제시된다. 전 세계 인구가 필요로 하는 식량의 1.5배가 생산되고 있다. 세계 식량 생산량은 충분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식량부족, 영양 문제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선 7억6500만명이 기아에 시달렸다. 그중 약 2억7800만명은 아프리카에 있다. 이는 아프리카 인구의 약 20.2% 수준이다. 

세계 무역 정책은 부유한 계층에 식량과 농업 생산력이 집중되면서 빈곤과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그린비즈는 분석했다. 가난한 국가의 지역사회 식품 생산을 위해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는 ‘빈곤-환경파괴의 악순환'을 가속한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에선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식품 순환 시스템은 ▲친환경적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하고 ▲식량 낭비를 없애고 ▲폐기물을 유용한 제품으로 활용한다는 세 가지 원칙으로 이뤄진다.

WRI는식품 순환 시스템을 아프리카에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WRI
WRI는식품 순환 시스템을 아프리카에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WRI

WRI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식품 순환 시스템 도입을 위해 정부, 개발 파트너, 기업 간 협력 체제 마련에 나섰다. 르완다에선 식품 순환 시스템 프로젝트로 중소기업에 순환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정보, 기술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금융기관과도 연계한다. 

 

식품 순환 시스템 촉진하려면?

식품 순환 시스템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그린비즈는 설명한다. 기업이 식품 순환 시스템에 구축에 기여하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1. 친환경 식품 프리미엄

기업은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식품에 제품을 공급하고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많은 개발도상국의 농업 종사자는 환경 파괴적인 방식을 줄이고도 생산량을 높이는 지속 가능한 토지 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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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지식 집약적인 기술로 생산된 식량원이 시장에서 보상받는 것도 아니다. 농업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에 투자한 기업에선 오히려 농업 종사자들의 화학물질 사용을 위한 접근성을 높이고 가격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로비를 하고 있다.

2. 식량 손실 혁신에 투자

다양한 기업에서 수확 이후 단계에서 식량 손실을 줄이려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유제품, 곡물, 과일 등 식량의 종류마다 공급망의 양상도 다르다. 농산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콜드 체인 물류는 열악한 기반 시설을 가진 나라에서 활용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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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현재 콜드 체인 시스템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킬 수 있는 냉매와 그리드 전기를 사용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콜드 체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지점이다. 특히 열대지방 국가에 적합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콜드체인 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태양 에너지와 지열 에너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한 콜드 체인 시설로 전환하면 화석 연료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르완다의 아프리카지속가능냉동체인센터(ACES), 기업 및 정부 간의 협력으로 저탄소 배출 냉각 및 냉동 체인 시스템으로 전환해 식품 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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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식물 쓰레기의 순환성에 투자

현재 식품 폐기물이 가진 영양소의 약 2% 정도만 재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은 매립지에서 썩고 GHG를 배출한다. 일부 기업에선 식품 폐기물을 다양하게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BIDEC(Bureau des Initatives de Developpement Communautaire)는 식품 폐기물과 유기살충제로 퇴비를 생산한다. 폐기물에 담긴 영양분을 토양에 재활용하고, 지속적인 농업 생산성 향상을 통해 GHG 배출을 감축하는 방식이다.

녕구 아프리카(Nyungu Africa)라는 기업에서도 식품 폐기물의 재활용 방안을 찾았다. 옥수수 껍질과 파인애플 크라운으로 생분해성 위생 타월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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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의 식품 순환 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중소기업이 제품의 개선 방안을 탐색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그린비즈는 지적했다. 기술 지원, 재정, 정책이라는 삼 요소를 결합해 식품 폐기물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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