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증가는 사회적 문제, 기후 문제로도 연결돼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정부가 농작물 폐기물 신고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스코는 세계자연기금(WWF)와 함께 발간한 보고서에서 “농장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은 숨겨진 위기 중 하나”라며 인센티브 도입 등으로 보고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스코와 WWF는 음식물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 담겨 있는 보고서 및 로드맵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거의 300만톤의 농작물이 영국 농장에서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 따지면, 영국에서 생산된 식품의 약 7%에 해당하는 18억파운드 상당의 양으로, 1800만 끼에 해당하는 농작물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농장에서 버려지는 식품의 절반인 약 48%는 수확 전에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수확량을 감소시켰다고 짚었다. 실제로 전국 농부 노동조합(National Farmers Union)에 따르면, 농부의 약 40%가 작물 손실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농작물도 음식물 쓰레기를 증가시킨다. 농작물로서 가치가 없는 작물은 수확되지 않고 밭에 버려진다. 보고서는 판매에 부적합한 농작물을 판매할 더 많은 방법을 허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약 700만명의 영국 국민이 식량 빈곤이나 식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국 정부는 생계비 위기 속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식량 재분배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음식물 쓰레기 증가는 결국 기후 문제로도 연결된다. 음식물 쓰레기는 영국 농업 부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 전 세계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많은 폐기물이 생산되고 어디로 가는지 공식 통계치와 추적은 거의 없다. 테스코는 “이 숨겨진 위기는 망가진 식량 체계를 고치기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며, 장관에게 2024년부터 농작에 보고 명령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정책 요구는 테스코를 비롯한 260개 이상의 식품 제조 기업이 추진 중인 ‘농장에서 포크(식탁)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반으로 줄이려는 구속력 있는 감축 로드맵과 연결된다.
농작물 폐기 보고와 관련한 보조금 제도 마련 검토 요구
테스코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농부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테스코와 WWF는 영국 정부에 음식물 폐기물 보고와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연계된 보조금 제도 마련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WWF는 “보조금을 잉여 농작물 수집과 재분배 프로젝트에 활용하면 버려지는 농작물을 줄일 수 있다”며 “우리 계산에 따르면, 잉여 식품과 폐기물을 최소화하면 영국 농장 수익이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농장의 음식물 쓰레기 대처가 가져올 수 있는 혜택의 범위를 고려하면, 식량 안보 강화에서 기후 위기 대처까지 연결된다”며 “영국 정부와 식품 제조 기업은 식품 전체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농부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식품농촌청 대변인은 “2015년에서 2018년까지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는 48만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였다”며 “우리는 최근 기업을 위한 의무적인 음식물 쓰레기 보고에 협의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2030년까지 50% 줄이는 비영리단체 WRAP의 코트울드 약속(Courtauld Commitment)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 감축에 앞장서고 있는 테스코는 2030년까지 전체 공급망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50%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공급망에서 45%의 음식물 쓰레기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서, 2025년으로 목표를 앞당겼다.
테스코는 ‘커뮤니티 푸드 커넥션(Community Food Connection)’ 프로젝트를 통해 슈퍼마켓 매장에서 남은 식료품을 지역사회 내 도움이 필요한 자선단체나 지역사회단체에 제공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1억끼 이상의 식사를 나눴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쓰레기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슬로건이 테스코 그룹의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