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친환경 포장재의 개발은 일회용품이 많은 편의점의 끝나지 않은 과제다.
친환경을 위해 여러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의 행보들이 ESG 경영에 다양한 요인들이 실효성을 의심하게 한다. GS25와 CU의 친환경 포장재가 돌연 중단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CU, GS25의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도시락, 결국 사용 중단
높은 물가 속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은 편의점의 주력 상품이지만, 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에 편의점 CU와 GS25는 4년 전인 2018년 9월,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도시락 용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CU는 코코넛 껍질을 이용한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 사용을 추진했다. 총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40% 줄일 수 있으며, 자연 분해가 용이해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GS25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바이오 PP(BIO-PP)로 제작한 도시락 용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편의점 업계 1, 2위인 CU와 GS25가 핵심 제품인 도시락의 용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발표는 큰 기대를 받았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GS25는 “2018년까지 기존 도시락의 50%를 친환경 용기로 교체하고 2019년까지 모든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으로 교체한다"라고 밝혔다. 두 업체는 모두 2019년까지 친환경 도시락으로 용기를 교체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업체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경 보호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던 포부와는 달리 2020년, 두 기업의 친환경 도시락 용기 사용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CU 관계자는 “당시 계획했던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소재에 유기물이 포함되다 보니 냄새가 난다든지 하는 성형 시 불편사항이 발생해 플라스틱과 무기물만 사용해 용기를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해당 도시락 건은 현재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친환경 방안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GS25 관계자 역시 “현재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도시락은 판매되지 않고 있다”라며 “GS25는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체 용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U의 PLA 생분해 포장재 중단, 이번에는 왜?
CU는 2020년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소재의 김밥·샌드위치·디저트·가공란 용기와 빨대·비닐봉지 등을 PLA(Poly Lactic Acid) 소재로 전환했다.
PLA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58℃ 토양 환경에서 180시간 이내에 생분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화이트 바이오 육성 전략 발표 자료에 따르면, PLA는 기존 플라스틱과 대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절반가량 낮출 수 있고 퇴비화 조건에 매립 시 생분해가 가능해 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GF리테일의 '2021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CU는 PLA 소재 생분해성 비닐봉지를 통해 21년 상반기 기준 월평균 89.9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LA 소재 생분해성 비닐봉지의 사용은 1년 만에 사용 중단됐다. 바로 환경부의 바뀐 정책 때문이다.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PLA 소재 생분해성 비닐봉지의 친환경 인증을 중지하고 편의점 판매를 금지했다. 현재 국내에는 PLA 소재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폐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한 환경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토양에 들어갈 확률이 없다 보니까 차라리 친환경 인증에서 빼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게 됐다”라며 “분리수거 체계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현재 계획하고 있는 정책 방향이 다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도시락 용기를 도입한 뒤 돌연 중단한 전적과 함께 이러한 친환경 포장재의 도입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홍보 수단으로만 사용되거나 사용이 중단되어 ‘그린워싱’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재은 그린워싱탐사대 청년 기자
우재은 청년 기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환경학과를 전공하며, 특히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소비자를 혼란시키는 그린워싱을 바로잡고, 일상 속에서 사소한 것부터 함께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도록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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