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와 이지젯, 수소로 항공기 엔진 첫 가동 성공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수소로 구동되는 항공기 엔진을 최초로 가동했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203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항공기에 동력을 공급하고자, 지난 7월 스위스의 저가항공사 이지젯(easyjet)과 함께 발표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지상 테스트는 영국 MOD 보스콤 다운(MoD Boscombe Down)에 있는 야외 시설에서 롤스로이스 AE 2100-A 지역 항공기 엔진과 EMEC(European Marine Energy center)로부터 녹색 수소를 공급받아 실시되었다. 이 녹색 수소는 EMEC에서 풍력과 조력으로 생성된다.

롤스로이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그라치아 비타디니(Grazia Vittadini)는 “이 수소 테스트의 성공은 흥미로운 이정표다. 우리는 7월에 이지젯과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이번 획기적인 성과로 놀라운 출발을 시작했다. 우리는 비행의 미래를 재편하는 데 도움이 될 수소의 제로 탄소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2~3%를 배출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에 항공기 효율 개선, 지속가능항공연료(SAF) 개발, 전기 혹은 수소 기반의 추진 시스템을 이용한 항공기 개발 등을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수소 연료는 제트 연료보다 중량당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는 속성 때문에 보다 유망한 장기 솔루션으로 간주된다.

롤스로이스와 이지젯은 수소가 민간 항공기 엔진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테스트는 수소가 항공 여행의 탈탄소화에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지젯의 CEO인 요한 룬드그렌(Johan Lundgren)은 “우리는 수소가 이지젯의 항공기 크기를 포함해 다양한 항공기에 큰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획기적인 연구를 계속 지원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는 2050년까지 넷제로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롤스로이스는 일련의 지상 테스트를 분석한 후 굴착 시험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롤스로이스 펄 15(Rolls-Royce Pearl 15) 제트 엔진으로 본격적인 지상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소를 항공산업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비행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수소 추진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프랑스-미국 합작 엔진 제조사인 CFM 인터내셔널과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A380 슈퍼점보 시험기 뒤쪽에 최신 엔진을 특별하게 개조한 버전을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의 여객기 대부분은 적어도 2050년까지 전통적인 제트 엔진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 엔진으로 전환하려면 공항의 기체와 인프라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와 에어버스의 전 임원이자 SHZ 컨설팅의 CEO인 에릭 슐츠(Eric Schulz)는 지난 7월, “변경해야 할 설계가 너무 많아서 목표에 도달하려면 한 세대(generation) 이상의 항공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수소 엔진과 함께, 단거리 비행에 적합한 전기 엔진과 SAF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사용 중인 엔진은 SAF와 기존 연료를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소량만 생산되고 있다.

한편, 수소 동력 비행기,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방법도 논의되고 있지만, 그 과정은 에너지 집약적이며 아직 대규모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