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자가용 제트기, 단거리 비행기 및 낡고 소음이 심한 비행기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한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벨기에는 대기오염 및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새로운 조세 제도를 도입하기로 각료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현재 브뤼셀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는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지금까지 자가용 제트기와 소형 비행기는 과세 대상에서 면제되었다.

벨기에가 각료회의를 통해 새로운 항공기 조세 제도를 결정했다./ flickr
벨기에가 각료회의를 통해 새로운 항공기 조세 제도를 결정했다./ flickr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조세 제도는 소음 수준과 대기 오염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수준과 목적지 및 운행 시간에 따라 세액을 결정한다.

500km 미만의 단거리 비행에 대해서도 세금이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벨기에는 최종 목적지가 브뤼셀 공항에서 500km 미만인 경우, 승객당 10유로(약 1만300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세금은 항공기 성능과 시간대에 따라 평균 -25%에서 +40%까지 차이가 난다. 500km 미만의 거리를 저녁 또는 밤에 비행하는 경우 항공사는 최대 40%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낮 동안 장가리 비행을 하는 경우 최대 2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전용기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된다. 유럽비즈니스항공협회(EBAA)에 따르면, 연간 총 3000회 이상의 비행을 하는 전용기는 벨기에 전체 항공 교통량의 12%를 차지한다. 전용기의 인기는 팬데믹 이후 계속 증가 중이다. 벨기에 정부 성명은 “전용기는 지금까지 매우 유리한 관세 조건과 세금 혜택을 받아왔다”고 전하며, 전용기가 일반 항공편에 비해 50배나 더 환경오염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조르주 길키네는 성명을 통해 “플랑드르, 브뤼셀, 왈롱 등 브뤼셀 공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겪는 소음 공해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말하며, “현 상황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브뤼셀에 들어오는 항공기가 벨기에인의 수면을 방해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브뤼셀 공항이 유럽의 소음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피하고, 유럽 최고의 공항 중 하나로 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는 새로운 조세 제도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브뤼셀 항공(Brussels Airlines)의 CEO 피터 거버는 “이러한 조세 제도가 시행되면 공항은 경쟁력을 잃고 작은 지방 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벨기에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 경고하며, “브뤼셀 항공의 아프리카행 항공편이 특히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 항공의 수익성이 큰 아프리카행 비행기는 아침 시간대에 브뤼셀 공항을 이용한다.

자가용 제트기 회사인 럭스에비에이션 그룹(Luxaviaiton Group)과 브뤼셀 공항도 새로운 조세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2050년 항공 넷제로 목표로하는 EU

벨기에의 이번 규제는 야심 찬 지속가능성 목표 속에서 배출량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U는 2050년까지 유럽 항공의 넷제로를 목표로하고 있다.

EU 내에서 아직 자가용 제트기에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지만, 프랑스는 지난 10월 자가용 제트기에 대한 세금 인상을 찬성한다고 지지한 바 있다. 프랑스 일부 의원들이 2023년 조세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한 이후, 프랑스 환경부 장관 크리스토프 베추가 “정부는 이 개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EU는 지난주 프랑스의 국내선 운항 금지를 승인했다. 이 조치는 철도를 포함한 교통수단이 2.5시간 내에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경우, 국내선 정기 운항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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