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터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실외에서도 전기로 작동되는 배터리 저장 장치 기업 묵시온 파워(Moxion Power)와 실리콘 음극재 생산 스타트업인 그룹14(Group 14)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형 배터리 저장장치 회사인 묵시온 파워에 투자했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탄소를 절감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건설현장이나 영화 세트장 등 휴대용 전력이 필요한 곳에서 일반적으로 디젤 발전기가 사용된다. 그러나 석유를 사용하는 만큼 탄소배출량이 많아 영화·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탄소 배출 주범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영화 한 편을 찍을 때 배출되는 탄소의 약 절반 가량은 발전기와 운송에 사용되는 연료에서 나온다. 

묵시온 파워의 배터리 저장 장치. 디젤발전기보다 부피가 작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묵시온 파워의 배터리 저장 장치. 디젤발전기보다 부피가 작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묵시온 파워의 배터리는 디젤 발전기와 달리 매연이나 공기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전기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실상 소음이 없고, 에너지 연소 예열 또는 냉각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디젤 연료 비용 절감으로 작동 가격이 더 저렴하다. 

묵시온 파워의 배터리는 작동시 일관된 전력을 보장하는 스왑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성능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해 사용 패턴과 예상 실행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전원이 부족할 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AI를 이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분석 및 예측하고 다양한 작동 조건에서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능도 있다. 

아마존은 이 회사에 직접 투자하고 자사의 콘텐츠 제작 현장에 묵시온 파워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는 카메라, 베이스캠프, 조명, 헤어 및 메이크업 트레일러, 다른 생산 장비에 전력을 공급한다. 실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디젤 발전기를 사용할 때는 어려웠던 독특한 장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유닛을 세트에 가깝게 연결할 수 있어 비교적 적은 케이블 배선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설치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억 달러의 기업 벤처 캐피털 펀드인 기후서약 펀드(Amazon Climate Pledge Fund)를 통해 묵시온 파워에 투자했다. 경쟁사인 넷플릭스 또한 디젤 발전기를 휴대용 전기 배터리 또는 친환경 수소 발전 장치로 교체해 지난해 화석연료 10만3000리터 가량을 줄일 수 있었다. 

관련기사: 넷플릭스의 2022년 넷제로 비결은? 탄소상쇄(Carbon offset) 시장, 적극 이용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스 홀딩스 등은 묵시온 파워에 약 1억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사 또한 자사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를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기업에 투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음극재로 주로 쓰이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실리콘 음극재 생산 스타트업인 그룹14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음극재로 주로 쓰이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기술.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음극재로 주로 쓰이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기술.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약 10배 높고 충전 및 방전 속도도 빨라 대체제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리튬이온과 만나면 4배 이상 팽창하는 단점이 있다. 그룹14는 미분화한 실리콘 분말과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나노카본 스캐폴드 구조를 개발했다. 실리콘이 팽창하더라도 다공성 탄소 나노튜브 특성을 이용해 배터리 변형을 제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을 사용하면 전압 손실 없이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생성하고, 제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 클라우드 서비스와 그리드 스토리지 시장을 점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경제안보 측면도 고려했다. 흑연은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다량이 생산되는데,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흑연을 음극재로 활용하기 위한 가공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고, 탄소를 배출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후혁신기금을 구축해 6억1400만달러를 그룹14에 투자했다. 그룹14는 지난해 4월 워싱턴주 우든빌에 연간 120톤 규모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열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