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050년 넷제로 계획을 담은 ‘LG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발간했다.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건 LG그룹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넷제로 로드맵은 보통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포함된다. 이번 보고서는 넷제로 전략만 구분해 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스코프 3 배출량과 감축 방법은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지난 5일 LG 계열사 7개(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그룹의 넷제로 추진 계획을 담았다. 7개 계열사는 LG그룹 전체 탄소 배출량의 99%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LG그룹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27%를, 2040년까지 62%를 감축하고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계획했다. 넷제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각국 NDC(온실가스감축목표),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IEA(국제에너지기구) 등 국제기구 및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SBTi(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 넷제로 스탠다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계열사의 산업별 배출 특성이 반영됐다.

가장 먼저 넷제로를 달성하는 계열사는 LG전자다. LG전자는 스코프 1·2 기준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 LG솔루션과 LG이노텍은 2040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는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한다.

LG그룹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연료를 사용해 직접 배출되는 스코프 1과 화력발전 전력 사용 등 간접 배출되는 스코프 2 감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스코프 3는 포함되지 않았다. LG그룹은 “향후 사업장 외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 배출량까지 통합관리하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탄소 배출량은 증가세... 스코프 1 배출량 < 스코프 2 배출량

2021년 LG그룹은 국내외를 합쳐 총 2177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국내 탄소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75%인 1623만톤, 해외 탄소 배출량은 554만톤(25%)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은 증가했다. 2018년 국내외에서 배출된 탄소는 2112만톤이었는데, 2021년 배출량은 2177만톤으로 65만톤 늘었다. 2030년 탄소 배출 예상치는 3534만톤으로 예상된다.

국내가 해외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이유로는 석유 기반 원료를 사용하는 NCC 공정을 사용하는 LG화학과 공정 특성상 불소가스를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가 꼽혔다. 해외 사업장의 경우 국내보다 간접 배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주로 전기를 이용하는 가공·조립 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인도네시아 사업 확장으로 간접 배출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반적으로 스코프 1 배출량(LG그룹 전체 총 배출량의 40%)보다 스코프 2 배출량(LG그룹 전체 총 배출량의 60%)이 더 많았다. 국내에서는 직접 배출량이, 해외에서는 간접 배출량이 더 많았다. 국내 스코프 1 배출량은 37%, 스코프 2 배출량은 38%인데 반해 해외 스코프 1 배출량은 3%, 스코프 2는 22%였다.

스코프 1(직접배출) 범위에서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계열사는 LG화학(57%)이었다. 다음으로는 LG생활건강(33%), LG디스플레이(30%), LG전자(29%) 순이었다. 다만 국내 사업장의 스코프 1 배출량은 에너지 효율화 및 LG 디스플레이의 공정가스 감축에 따라 2018년 55%에서 2021년 49%로 감소했다. 

스코프 2(간접배출) 범위에서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LG유플러스(99%), LG이노텍(96%), LG에너지솔루션(80%) 순이었다. LG그룹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사업 성장에 따라 2018년 대비 간접 배출량이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신기술에 3조4000억원 투자

재생에너지 사용한 감축량이 가장 많아

LG그룹은 2030년까지 455만톤을 감축하기로 했다. 2030년 예상배출량 3534만톤의 13%에 해당하는 양이다. 스코프 1에서 337만톤(74%), 스코프 2에서 118만톤(26%)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 4대 전략을 수립했다. △2050년까지 주요 계열사 필요전력 재생에너지 100% 전환 △온실가스 배출량 직접 감축 △탄소 직접 흡수·제거할 수 있는 산림조성 등 중장기적 상쇄사업 발굴 △기후 거버넌스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체계 구축 및 모니터링 강화 등이다.

스코프 1은 공정가스 제거, 바이오연료·원료 전환, 전기보일러 교체 등을 통해 줄이고, 스코프 2는 에너지효율 개선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되, 재생에너지 필요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가장 많은 양의 탄소를 감축하는 방법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꼽혔다. 자가발전, PPAs, RECs, 녹색요금제를 사용한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을 2025년 54%, 2030년 83%, 2040년 94%, 2050년 100%로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신기술이다. 그린·블루 수소를 개발하고, CCUS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2030년까지 약 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공정효율화도 사용한다.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폐열을 회수해 사용하고, 바이오연료를 활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로 했다. 나머지 양은 외부 감축, 흡수 사업 개발 등 탄소 상쇄제도를 활용한다.

LG그룹은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스코프 3도 감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먼저 GHG Protocol, SBTi 등을 통해 스코프 3 산정 기준을 검토하고, 배출량을 측정한다. 다음으로 배출량을 확정하고, 단기 및 중장기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탄소 감축 목표 밝혀야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를 선언한 기업은 2000곳이 넘지만, 중장기 로드맵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한 기업은 충분하지 않다. 글로벌 싱크탱크 넷제로 트래커(Netzero Tracker)가 넷제로 목표를 세운 702곳을 살펴본 결과 절반만이 중간목표를 갖고 있었으며, 3분의 1만이 구체적인 감축목표와 전략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700개 이상의 기업은 넷제로 목표 중 약 절반이 기업 전략 문서 또는 연간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나머지 기업은 넷제로 목표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문서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관련기사: 넷제로 트래커 보고서, 상장기업 702곳 중 세부 목표 설정 기업은 몇곳?

제3자 검증을 맡은 한국경영인증원(KMR)은 “그룹 통합 로드맵과 전략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기후변화 위험과 탄소중립 전략, 재무 성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와의 연관성이 고려된 정보를 포함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탄소중립 목표 이행의 비교가능성,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며 “실질적인 탄소 중립 이행성과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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