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사회가 지난 21일(현지시각) 8000억유로(약 1112조원)의 코로나19 복구 기금을 리파워EU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안에 동의했다. 리파워EU는 집행위가 지난해 5월 최종안을 제시했고, 계획의 실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은 지난 14일 EU 의회의 투표를 통과한 바 있다. 

EU 이사회 관계자는 향후 일정을 유렉티브를 비롯한 해외 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EU 회원국은 리파워EU를 포함한 복구 기금의 활용 계획을 4월 3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관계자는 “리파워EU가 포함된 개정안은 여름까지는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다. 

EU 이사회는 성명에서 “에너지 공급을 다양화하고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종식해서, 유럽 연합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리파워EU가 실질적으로 복구 계획의 새로운 장으로 추가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U는 러시아에서 기인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 19 복구 기금을 재생에너지 정책인 리파워EU에 사용하는 안건에 최종 합의했다./픽사베이
EU는 러시아에서 기인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 19 복구 기금을 재생에너지 정책인 리파워EU에 사용하는 안건에 최종 합의했다./픽사베이

 

기금 사용 조건, 녹색지출 37% 이상…화석연료 투자는 30% 미만으로

EU 회원국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복구 기금을 확보하려고 경쟁 중이다. 이번 결정으로, 각 국이 기금을 확보하려면 리파워EU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관계자는 “기금 사용에는 여러 제한 조건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는 3분의 1 이상이 국외에서 실행돼야 한다. 관계자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에 관한 프로젝트는 국경을 초월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비용의 최소 37%는 녹색지출이어야 한다.

회원국별 조건이 아닌 전체 기금 사용에 대한 조건도 있다. 복구 기금은 화석연료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지만 리파워EU 지출의 30%를 넘어서는 안 된다. 관계자는 “화석연료 인프라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의미하고, 석유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3곳만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 인프라는 추가 조건이 붙는다. 적격한 사업은 지역의 가스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하고 2026년까지만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재원은 혁신기금 60%, 탄소배출권 조기 경매 40%

200억 유로의 보조금이 코로나19 복구기금에 더해 추가로 제공된다. 자금은 혁신기금에서 60%, 탄소 배출권 조기 경매를 통해 나머지 40%를 확보한다. 

EU는 영국이 회원국에서 탈퇴했던 브렉시트로 인한 여파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금을 마련한 바 있다. 준비금은 54억유로(약 7조5000억원)인데, 이 역시 리파워EU를 달성하기 위한 재원으로 전용한다.

회원국이 복구 기금 중 리파워EU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은 2250억유로(약 312조원)다. 회원국은 이용 여부를 한 달 안에 결정하여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관계자는 “이 기금에 관심이 많은 회원국이 먼저 신청하는데, 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 국가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마감을 한 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밀수 석유도 등장…경제적 가치는 5541억원

한편, 밀수 석유가 유럽에 등장하면서 러시아발 에너지 문제가 아직 건재함이 드러났다. 유렉티브에 따르면, 알바니아 법 집행당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각) 금수 조치 중인 러시아산 석유가 밀수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알바니아 해역에서 라이베리아 국적의 선박을 급습했다.

2만2500톤의 석유가 해당 선박에서 발견됐다. 알바니아 경찰은 “선박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출발했으며, 그리스 칼라마타항에서 다른 선박에 실려있던 경유를 옮겨 실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알바니아 당국은 석유가 금수 조치 중인 러시아산이며, 정확한 문서가 없어 밀수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발칸탐사보도 네트워크(BIRN)는 최근 네 번의 단속 작전이 있었고, 밀수로 의심되는 러시아와 리비아산 석유가 약 20만 톤으로 4억유로(약 5541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유렉티브는 알바니아 경찰이 지난 1월 리비아에서 석유 6만2000톤을 밀반입하려던 혐의로 외국인 10명과 알바니아인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22년 7월에는 석유 8만 톤을 실은 어선이 발견되고 9월에는 2만 5000톤, 10월에는 2275톤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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