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전기화 시 전력 생산에 부담 예상…‘히트펌프 준비지표’와 ‘주택 개조’에 주목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산 가스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히트펌프 생산을 늘리는 가운데, EU 현지매체인 유랙티브는 지난 22일(현지시각) EU의 오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필수 요소로 난방 시스템의 전기화를 꼽았다.
유랙티브는 난방 시스템이 전기화될 때 소비자들이 얻을 비용 절감 효과를 최적으로 계산하기 위한 ‘히트펌프 준비지표’를 활용하고, 각 주택에 단열재를 설치하도록 개조하는 방안이 큰 효과를 낼 것이란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난방 시스템 탈탄소화와 전력 수요의 딜레마
실제로 난방 시스템이 기존 가스에서 전기 중심으로 바뀌면 겨울철 EU의 전력 수요는 필연적으로 늘어나고, 이는 소비자들의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의 전기사업자들로 구성된 전력산업협회 유레트릭(Eurelectric)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EU와 영국 건물의 난방용 전력 수요는 약 1726테라와트시(TWh)인데, 오는 2050년에는 최소 2145TWh에서 최대 2546TWh까지 약 24% 이상 늘어난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는 EU 입장에서 부담이 크지만, 오는 2050년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난방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를 완전히 제거해야만 한다고 유레트릭은 부연했다. 게다가 현재 EU에서 히트펌프 생산·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오는 2030년에는 EU 내에 설치된 히트펌프는 약 6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유럽 히트펌프협회(EHPA)는 예측하고 있다.
난방 시스템을 전기화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환경적 이점이 크지만, 전기는 화석연료보다 장기간 저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유랙티브는 지적했다. 이에 전력 시스템에서 겨울철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처리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력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해 제한되는 만큼, EU 내에선 난방 시스템의 전력 사용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소개되고 있다고 유랙티브는 보도했다. 특히 ‘히트펌프 준비지표’를 통해 히트펌프의 효율적인 운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건물 개조를 통한 단열재 설치’를 꼽았다.
건물 내 히트펌프 운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도구인 ‘히트펌프 준비지표(heat pump readiness indicator)’는 유럽의 싱크탱크인 유럽건물성능연구소(BPIE, Buildings Performance Institute Europe)에서 개발한 도구다. 히트펌프 준비지표는 아직 히트펌프가 도입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유럽건물성능연구소는 밝혔다.
히트펌프 준비지표ㆍ건물 개조 '시너지 효과' 발휘할 것
일각에선 EU 내 주택에 히트펌프에 최적화된 단열재를 설치하도록 개조하는 효율화 조치가 현실적인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EU의 주택 가운데 히트펌프에 맞는 단열재가 설치된 비율은 정책 목표보다 부족한 상황이라고 유랙티브는 분석했다.
글로벌 건축자재 기업인 크나우프(Knauf)의 데이비드 뒤카름(David Ducarme)은 “히트펌프와 단열재를 함께 설치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며 특히 “겨울철 전력 수요를 절약하는 것은 보통의 시기보다 가치가 높은 만큼, 주택에 단열재를 설치하기 위해 개조하는 방안은 혁신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잉골슈타트 공과대학의 마티아스 휴버(Matthias Huber) 교수는 “난방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주택을 개조할수록 겨울철 전력 피크 시기에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다”며 “흐린 날에는 예비 발전 용량을 줄이고, 이후 다시 확장하면 전력 생산 용량을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휴버 교수는 주택을 개조하면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있다고 덧붙였다. 휴버 교수는 “개조된 주택은 적은 에너지로 난방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며 “히트펌프를 효율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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