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자동차가 영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18일(현지 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타타자동차는 인도의 다국적 자동차기업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타타자동차의 자회사인 재규어 랜드로버(JRL, Jaguar Land Rover)에서 판매되고 있다.
영국 정부, 타타자동차에 5억파운드 지원금…
타타철강에도 3억파운드 보조금 제공
글로벌 자동차업체 타타자동차의 새로운 배터리 공장 부지에 대한 업계의 추측이 이어진 가운데, 스페인과의 경쟁에서 영국이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BBC, 로이터 등 외신은 영국 정부가 타타자동차에 5억파운드(약 8245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은 정확한 액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수억 파운드 규모인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지원금은 현금, 에너지 할인, 기타 훈련 및 연구자금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지원금 혜택 외에도 본래 영국의 프리미엄 자동차였던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영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타타자동차의 모회사인 타타그룹의 철강 산업에도 탈탄소화를 위한 보조금 약 3억파운드(약 4945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타타그룹은 사우스 웨일스의 포트 탤벗 제철소 등 영국 전역에서 철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타타그룹에 대한 정부 지원금 규모가 총 8억파운드(약 1조3189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자동차산업, 배터리 공급 이슈로 경쟁력 저하 우려…
타타 배터리 공장 유치, 영국 정부의 상당한 승리
영국 정부가 이토록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배터리 공장을 유치한 배경에는 미국 IRA법으로 인한 영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 저하 우려와 함께 영국 내 배터리 수요 급증 문제가 있다.
미국은 IRA법을 도입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기술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 비해 영국 정부의 지원이 열악하다며 이는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배터리업체 이노바트의 CEO 앤디 팔머는 IRA법을 두고 "영국 정부는 전기차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IRA법으로 인한 위기는 비단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폭스바겐은 미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덕분에 유럽보다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 건설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배터리 공장 없이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쇠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내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예정이다. 2030년부터 영국에서는 디젤과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의 신차 판매가 금지된다. 그러나 B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영국의 배터리 공장은 선덜랜드에 위치한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영국 배터리 기술 연구기관 패러데이 연구소(Faraday Institution)에 따르면, 향후 영국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0GWh 생산 능력을 보유한 배터리 공장이 2030년까지 5곳, 2040년에는 10곳 필요하다.
내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도 문제다. 브렉시트로 인해 2024년부터 영국은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전기차 부품의 45% 이상을 영국산이나 유럽연합 국가 생산품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문제는 배터리가 전기차 제조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며, 무게가 무거워 장거리 이송이 어렵다는 점이다. 다국적 자동차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지난 5월 영국 정부에 전기차 부품 조달에 관한 현행 규정이 2027년까지 연장되지 않으면 영국 공장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영국 정부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영국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수익성 유지가 어렵다며 유럽연합과의 신속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에 지난 5월 영국 하원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현황 조사를 실시했으며 영국 무역부 장관 케미 바덴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원산지 규정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곧 도출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이와 같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10억파운드(약 1조 6476억원) 규모의 자동차 혁신 기금(Automotive Transformation Fund)을 출범, 영국 내 전기차 공급망 구축 사업 지원을 시작했다. 또한 약 5억파운드(약 82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패러데이 배터리 챌린지(Faraday battery challenge) 프로젝트를 수립,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한 연구 및 설비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타타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는 영국 정부의 상당한 승리이며 리시 수낙 총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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