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페니(Penny)가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제 환경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니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페니(Penny)가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제 환경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니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페니(Penny)가 7월 말부터 8월 5일까지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제 환경 비용(True cost)'을 청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환경 비용이란 식품을 생산하는 동안 발생하는 환경 및 사회적 후속 비용을 포함한 가격을 말한다.

식품에는 농사를 지을 때 소가 내뿜는 메탄, 수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비료,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로 인한 건강 피해 등 다양한 환경 요인이 포함된다. 그러나 판매 가격에는 이러한 사항들이 반영되지 않는다.

현재 이 비용에 대한 부담은 사회 전체가 지고 있다. 소비자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지불하고, 비료로 인해 오염된 식수를 정화하기 위해 수도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페니는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해 식품의 실제 가격이 얼마인지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어떤 제품이 지구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리는 등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0년 9월에도 이 기업은 베를린에서 지속가능성 시장을 언급하며 일반 대중에게 실제 환경비용을 제시한 바 있다.

 

EU에서 식품 지출 비용이 낮은 독일에서 진행되는 실험

페니는 캠페인 기간동안 2150개 지점 내 9가지 제품을 대상으로 실제 환경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니
페니는 캠페인 기간동안 2150개 지점 내 9가지 제품을 대상으로 실제 환경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니

독일연방통계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인은 2022년 가계 예산의 11.1%를 식품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연합 전체의 평균 15.9%보다 낮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평균인20.6%, 17.9%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공장 등 산업시설을 통해 식품을 생산하면 가격은 저렴해진다. 그러나 이는 환경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독일 농업은 지난해 555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독일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4%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페니는 캠페인 기간 동안 2150개 지점의 소비자에게 요거트에서 소시지, 독일식 돈가스인 비건 슈니첼에 이르기까지 기후, 건강, 토양 및 물 비용을 포함하는 아홉 가지 제품에 한해 실제 가격을 청구하기로 했다. 가격은 라이프스발트 대학(the University of Greifswald)과 뉘른베르크 기술대학(the Technical University of Nuremberg)을 통해 과학적으로 계산됐다.

페니의 COO 스테판 괴르겐(Stefan Goergens)은 “유럽 어디에서도 이런 광범위한 접근 방식은 없었다”면서 “페니는 과학팀과 함께 실질적인 기초 작업을 해왔다”라고 전했다.

제품에는 새로 청구하는 가격과 함께 예전 가격도 표기된다. 원래 2.49유로(약 3544원)인 치즈 300g에 4.84유로(약 6888원)로 인상된 가격을 붙이는 식이다.

페니가 제공한 수치에 따르면 유기농 제품의 평균 환경 비용은 1.15유로(약 1636원)인 반면 화학 물질에 의존하는 비유기농 제품의 평균 환경 비용은 1.57유로(약 2234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뉘른베르크 공과 대학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이 페니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

페니는 캠페인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인으로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꼽았다.

괴르겐 COO는 로이터에 "우리는 우리의 음식 가격이 환경과 사회에 발생하는 후속 비용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불편한 메시지를 직시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캠페인 기간 동안 백만 자리대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 7월, 독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예비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에 있지만 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11% 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페니의 캠페인에 대해 한 소비자는 "실제 환경 비용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별 제품이 얼마나 비싸졌는지 확인해야 하고, 구매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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