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증권사 제프리스(Jefferies)는 트럼프의 새로운 행정부가 반ESG 성향을 보일 것이라며 법률 전문가를 가까이 둘 것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SG 포트폴리오를 계속 가지고 갈 예정이라면 미국 법률 시스템의 복잡함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말이다.
제프리스의 ESG 및 지속가능한 금융 전략 부문 글로벌 책임자 아니켓 샤(Aniket Shah) 팀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6일 고객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우리는 모든 ESG 펀드 매니저가 팀에 변호사를 두거나 단축번호에 변호사의 연락처를 저장해 두기를 권장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ESG 자산운용사의 반독점 위험은 여전히 높다. 아직 사례가 없으므로 법적 선례도 없다. 또한 주에서 반 ESG 법률을 시행함에 따라 수탁자 의무와 관련된 법적 위험은 여전히 관련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화당은 ESG를 수용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오크(woke)’자본주의다’, ‘기업의 신탁의무를 무시하고 있다’라며 공격해왔다. 또한 JP모건, 블랙록 등의 금융 회사들이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항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ESG를 배척해왔다.
이후 금융 기업들은 파리 연계 자산운용사 연합(PAAO)를 통해 '회원사들이 신탁의무에 따라 재무 리스크를 피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위한 투자 전환을 개별적으로 약속했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기후 동맹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공화당 측 공격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기업들의 '그린허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
그 외에 제프리스는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결과로 ‘그린허싱’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2년 사이에는 기업들이 ESG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 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지속가능성에 대해 침묵하는 ‘그린허싱’ 현상이 있어왔다.
글로벌 자산관리에 대해 다루는 PWM(professional wealth management) 미디어는 “기업들이 발표한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환경적 이득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4% 줄어 든 것으로 분석됐다. 숫자가 적어 보이지만 전년도에 ESG에 대한 보고는 41% 증가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그렇다고 기업들이 ESG 측면에서 덜 활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그저 ESG에 대해 덜 언급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저의 이유로는 규제 변화,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 고객, 대중, 미디어의 감시 강화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자의 반발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PWM은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역시 "ESG 활동에 대한 법적 보복을 두려워하는 CEO들이 있다"며 "반발은 보다 집중적으로 회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프리스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ESG 또는 기후정보 공개에 반대하지 않는다”라며 “주주들은 국제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가 정한 요건에 따라 ESG 리스크를 공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관찰 결과, 모든 전망이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보다는 ESG 라벨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말하며 결론을 맺었다. ESG를 하면서도, ESG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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