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피해 숨긴 석유업계…주정부 권한 판결
- 석유업계, 기후소송 봇물 터져…에너지 산업 위협 우려
미국 연방대법원이 13일(현지시각) 기후변화 소송에서 석유업계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 하와이주 호놀룰루시가 2020년에 제기한 기후변화 소송에서 정유사들의 기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호놀룰루시는 수노코, 엑손모빌, BP 등 주요 정유사들이 50년 넘게 화석연료의 기후변화 위험성을 알고도 은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주법에 근거한 기후변화 소송의 정당성이 인정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제기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정 대결의 핵심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하와이주 소비자 보호법의 영역인지, 아니면 청정대기법을 포함한 연방법의 관할인지였다. 정유사들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주법이 아닌 연방법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에서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기후변화 피해 숨긴 석유업계…주정부 권한 판결
호놀룰루시는 소송에서 "피고 기업들은 화석연료 제품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오염이 지구의 기후와 해수면에 심각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50년 이상 알고 있었다”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신, 위험을 숨기고 오도하는 정보를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이런 기만적 상업 관행에서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주정부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호놀룰루시 기후변화·지속가능성·회복력 사무소의 벤 설리번은 "하와이 납세자들과 지역사회는 피고들이 야기한 기후변화의 막대한 비용과 결과로부터 보호받게 됐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하수처리장 보강에 수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장에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해수면이 상당히 상승해 침수, 침식, 해변 유실이 발생할 것이며, 극단적 기상 현상도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소송은 미국 전역에서 제기된 수십 건의 유사 소송 중 하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소송은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수십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석유업계, 기후소송 봇물 터져…에너지 산업 위협 우려
수노코를 비롯한 15개 정유사들은 2020년 3월 하와이주법에 근거한 기후소송이 연방법 관할이라며 기각을 요청했다. 수노코는 이번 판결을 두고 "전국 50개 주에서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봇물 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셸은 별도 항소에서 "이같은 소송의 배심원 평결이 에너지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두 건의 항소심에 대해 판결 전 연방 정부의 견해를 요청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현시점에서 연방대법원의 개입은 시기상조이며, 하와이주 법원에서 더 많은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배터리기업 노스볼트, 기후소송 리스크 어떻게 해소했나? 독일 기후소송 2건 취소
- 캘리포니아주, 5대 정유사에 "그린워싱 법안 적용, 피해보상기금 받아낼 것"
- 캘리포니아 주 정부, 엑손모빌에 소송... "엑손모빌 재활용 기술 성과는 거짓말"
- 기후소송 230건 중 워싱이 47건…청구인 승소율 70%에 달해
- 글로벌 투자 큰손들, 엑손모빌의 기후 소송 비판…무게 추 다시 기울까
- 소송으로 오는 기후 리스크…2023년 4大 기후 소송 사례
- 엑손모빌, 텍사스 탄소저장 프로젝트 계약조건 비공개 요구
- 뉴욕주 대법원, 뉴욕시 기후 소송 기각... 연방대법원과 정반대 판결
- 美뉴욕주 기후 슈퍼펀드법에 22개 주 소송전 돌입
- 미 대법원, "정유사 대상 기후소송 무산" 공화당 요청 기각
- 美연구진, 기업별 기후책임 정량화…“기후소송의 과학 장벽 사라졌다”
- 트럼프 행정부, '기후 소송' 전면 차단…민주당 주 4곳에 헌법 소송
- 美 콜로라도 대법원, 기후위기 기업 책임 인정…소송 본격화 흐름
- 글로벌 은행의 화석연료 투자 급중…전문가들 "그린워싱보다 기후 소송 리스크 주목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