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각)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Global EV Outlook 2025)’ 보고서에서 올해 판매 차량 4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글로벌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2014년 약 30만 대에서 2024년 1800만 대 수준으로 10년 새 60배 가까이 급증했다. IEA는 이러한 성장 속도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전기차(BEV) 주도 구조에 기반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연간 4~5백만 대씩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전기차 2000만 대 돌파…中 과점 속 신흥국 부상
IEA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700만 대를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20%를 넘겼다. 올해 1분기에도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연말까지 2000만 대 판매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전체 판매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최대 전기차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2024년 중국 내 판매량은 1100만 대 이상으로, 2022년 전 세계 전기차 총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중국은 2024년 약 125만 대의 전기차를 해외로 수출하며, 신흥국의 EV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및 중남미 신흥국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해당 지역 전기차 판매는 2024년 한 해 동안 60% 이상 증가했고, 미국은 10% 증가하며 전체 차량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유럽은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정체됐지만, 시장 점유율 20%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가격 하락·운영비 우위…트럭 시장도 전동화 가속
IEA는 BEV 확산의 가장 강력한 동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약 3분의 2는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했다. 이는 배터리 비용 하락과 제조사 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반면 미국과 독일에서는 여전히 BEV가 내연기관 대비 각각 30%, 20% 비싸지만, 기술 전환 속도가 빠른 신흥국을 중심으로 가격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IEA는 이 같은 추세가 향후 글로벌 차량 시장 내 BEV 주도권을 구조적으로 고착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약 5만6000원)까지 하락하더라도, 유럽에서 가정용 충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기차 운행 비용은 여전히 내연기관차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5년 5월 현재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 국제유가가 약 63달러(약 8만 8000원), 브렌트유(Brent Crude)가 약 66달러(약 9만2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유가가 35~40% 이상 떨어져도 전기차의 경제성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브렌트유는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종으로, 국제 원유 거래의 주요 가격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 내 거래 중심의 WTI와 함께 글로벌 유가 흐름을 대표한다. 즉, 전기차는 연료비 변동과 무관하게 운영비 측면에서 구조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 트럭 시장도 본격적인 전환기에 진입했다. 2024년 전 세계 전기 트럭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 증가했으며, 전체 트럭 판매 중 EV 비중은 약 2%에 도달했다. 특히 중국은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리며 성장을 주도했고, 일부 대형 전기 트럭의 경우 디젤 트럭보다 운영비가 낮아 경제성을 갖춘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고 IEA는 평가했다.
IEA는 전기차 확산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중대한 구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공급망 경쟁력과 산업 회복탄력성 확보 전략을 다룬 별도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강한 성장 궤도에 있다고 평가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차량 판매의 40% 이상이 전기차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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